서울시, 전북도 올림픽 공동 개최 제안시 수용…전주·서울 공동유치 가닥

오세훈 시장 “전북이 어떤 형태로 제안해도 수용”
전북·서울, 2036 올림픽 공동 개최 구체화 전망
IOC, 한국 등 7개국과 예비 협의, 2029년 개최지 결정

전북도의 2036 하계올림픽 공동 개최 제안을 서울시가 사실상 수용하면서 전주를 중심으로 추진해 온 2036 올림픽 유치가 전북과 서울의 공동 개최 방식으로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북도가 제안하는 공동 개최 방안을 조건 없이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그동안 논의 단계에 머물던 양 지자체의 공동 유치 협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륜기. 국제올림픽위원회 제공

전북도는 하계 올림픽 유치를 위한 국제 경쟁력 강화 방안과 공동 개최를 위한 실무에 대해서도 서울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내 유치 계획을 다시 확정하고 정부 심의를 거쳐야 하는 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경쟁도 남아 있어 공동 개최안의 구체화와 국제 경쟁력 확보가 향후 관건으로 꼽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민선 9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2036 올림픽 공동 개최와 관련해 “서울시는 전북이 공동 개최 등 어떤 형태의 제안을 해오더라도 다 수용할 생각”이라며 “어떤 결정을 내려서 가지고 오더라도 다 수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또 이원택 전북지사에게 이 같은 뜻을 이미 전달했다면서 “개최권을 딸 수 있는 공동 개최 형태가 어떤 것인지 충분히 고려해서 서울시에 제안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는 전북도가 제시할 공동 개최 방안에 따라 서울이 경기 배치와 대회 운영 등에 협력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민선9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 기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전북도는 애초 전주를 중심으로 한 단독 개최를 추진했으나 숙박·수송·경기장 등 대회 개최 여건을 보완하고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 서울시에 공동 개최를 제안했다. 전북도는 공동 개최가 단독 개최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2036 올림픽 유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전북도와 서울시가 공동 개최에 합의할 경우 전북은 전주를 중심으로 한 기존 유치 구상에 서울의 국제적 인지도와 대규모 경기장·교통·숙박 기반을 결합해 대회 개최 역량을 보완할 수 있게 된다. 향후 양측의 세부 협의와 정부의 유치 계획 심의가 공동 개최안 확정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내 절차를 다시 정비하는 작업도 남아 있다. 전북은 지난해 2월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에서 서울을 제치고 2036 올림픽 국내 유치 신청 도시로 선정됐다. 그러나 이후 공동 개최로 유치 계획의 틀이 달라진 만큼 대한체육회와 정부 차원의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9월 4일 전북 진안군 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제63회 전북특별자치도민체육대회 개회식에 이원택 도지사와 전춘성 진안군수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전북 전주 올림픽 유치기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제공

국제 경쟁은 이미 본격화됐다. IOC는 현재 2036년 올림픽 개최를 놓고 한국을 비롯해 인도·독일·카타르·헝가리·튀르키예·남아프리카공화국 등 7개국과 ‘지속 대화’ 단계의 예비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국가는 11월 IOC 미래개최지위원회에 각국의 대회 개최 구상을 제시하게 되며, 경기장 배치와 선수 경험, 재정 조달, 정치·국민적 지지, 대회 운영 능력, 대회 이후 유산 등이 평가 대상이다. 이달 말까지 추가 개최 희망 지역이 참여할 수 있어 경쟁국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경쟁국 가운데 인도는 아메다바드를 중심으로 첫 올림픽 개최를 노리고 있고,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과 2030년 아시안게임 개최 경험을 바탕으로 올림픽 유치에 도전하고 있다. 남아공은 성사될 경우 아프리카 최초의 올림픽 개최국이 된다. 독일과 헝가리, 튀르키예 역시 개최 경험이 없는 국가로서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특히 독일은 뮌헨을 중심으로 2036·2040·2044년 대회 가운데 하나를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IOC의 개최지 선정 일정도 윤곽이 잡혔다. IOC는 2027년 3월 현재 ‘지속 대화’ 단계에 있는 후보 가운데 ‘전략 대화’에 들어갈 후보를 추린다. 이후 후보지에 대한 현장 평가 등을 거쳐 2028년 말 우선협상 대상 후보와의 집중 대화에 들어가며, 2029년 중반 IOC 총회 투표를 통해 2036년 개최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과거처럼 유치 신청 도시들이 마지막까지 일괄 경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IOC가 후보지를 단계적으로 압축하고 협의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전북과 서울의 공동 유치안은 우선 국내 절차를 정리한 뒤 IOC가 요구하는 경기장·숙박·교통 등 대회 운영 기반과 재정 계획, 국민적 지지, 대회 이후 지역에 남길 효과 등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전북은 서울과의 공동 개최를 통해 부족한 대회 기반 시설을 보완하는 동시에 전주와 전북의 개최 비중과 지역 발전 효과를 얼마나 확보할지가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국이 2036년 올림픽을 유치하면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하계올림픽으로는 48년 만에 다시 대회를 개최하게 된다. 전북과 서울의 공동 개최가 국내 유치 경쟁력을 높이는 카드가 될 수 있지만, 인도와 카타르 등 강력한 유치 의지를 보이는 국가들과의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공동 개최안의 완성도와 국제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차별화된 대회 구상이 최종 유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