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만 청어, 바닥 수온 10도 이하로 내려가야 산란장 입성

경상국립대 곽우석 교수팀, 3개 겨울 동안 진해만 바닷물 시료 300개 분석
해조류 무성한 연안 2곳 집중… 어획량 정점보다 2주 앞서 대량 유입 포착

물고기를 단 한 마리도 잡지 않고 바닷물에 남은 유전물질인 ‘환경DNA(eDNA)’만으로 진해만 청어의 산란 회유 특성을 규명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7일 경상국립대에 따르면 이 대학 해양생물교육연구센터 곽우석 교수 연구팀은 바닥 수온이 10도 가까이 내려간 뒤에야 청어가 진해만 산란장으로 들어온다는 사실을 세 번의 겨울 추적을 통해 최종 확인했다.

 

곽우석 교수. 경상국립대학교 제공

곽 교수는 청어가 언제, 무엇을 신호로 이곳에 들어오는지 밝히고자 이번 연구에 나섰다.

 

곽 교수 연구팀은 2019년 1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세 번의 겨울에 걸쳐 진해만 내 11개 지점에서 매달 바닷물 시료 총 300개를 채취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세 해 모두 11월에는 청어 DNA가 전혀 검출되지 않다가 바닥 수온이 10도 부근으로 떨어지는 시점에 검출되기 시작했다.

 

청어 DNA가 처음 확인됐을 때의 바닥 수온은 평균 9.8도였다.

 

특히 2021년 12월에는 한 산란장의 바닥 수온이 14.2도에서 10.1도로 낮아지자 바닷물 1ml당 2400만개가 넘는 청어 DNA가 급증하는 현상이 관측됐다.

 

청어의 산란장 유입 시기는 해에 따라 12월 말에서 1월 말까지 약 한 달가량 차이를 보였는데, 이는 청어가 수온 변화 신호에 맞춰 산란장으로 이동함을 입증한다.

 

반면 산란을 마친 청어가 만을 빠져나가는 시기는 수온과 무관하게 산란 직후 이뤄졌으며, 진해만에 머무는 기간은 6~11주에 그쳤다.

 

청어 DNA는 수심이 얕고 해조류가 무성한 연안 두 곳에 집중적으로 분포했으며, 해당 지점의 DNA 농도는 다른 구역보다 약 55배 높게 나타나 연구팀의 기존 잠수 조사 결과와 일치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어획 통계의 한계점도 명확히 짚어냈다.

 

2021년 12월 관측 당시 바닷물 속 DNA 신호는 실제 청어 어획량이 정점에 도달하기 약 2주 전에 대량 유입을 먼저 감지했다.

 

경남 연안의 청어 어획은 11월부터 시작되지만 산란장 DNA 검출은 12월~1월에 이뤄져 어획 통계만으로는 산란장 진입 시점을 정확히 알 수 없음이 확인됐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해양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Regional Studies in Marine Science’(2025 JCR 기준 상위 23%)에 게재가 확정됐다.

 

진해만은 북서태평양 청어 산란장 중 최남단에 위치한 곳으로, 매년 1000~2000t이 어획돼 지역 어업 및 연안 생태계 먹이사슬의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곽 교수는 “청어가 수온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 크지 않다”며 “겨울철 수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해조류 숲이 유지되더라도 청어 산란장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수온계와 바닷물 채취만으로 산란장 위기 징후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만큼, 연안 생태계 및 지역 어업 보호를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