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7분에 1번꼴 고성·제지… 검증 뒷전, 법사위장 발언이 3분의 1 [2026 국정감사]

대법 국감 8시간여 발언 분석

서영교 “조용히 하세요”만 46회
암살자(들) 24회·재판지연 2회
정책 언급보다 정쟁만 열 올려

툭하면 말 끊고 “깡패” 막말 난무
조희대·노경필 발언 2.7% 불과
“소모적 공세 지양” 李 당부 무색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7분에 1번꼴로 장내 소란을 제지하는 말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소모적인 정치 공세를 지양하고, 생산적인 비판과 책임 있는 대안을 통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달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무회의 당부가 무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 정보와 국회방송의 국감 생중계 영상 등을 종합해 전날 오전 10시10분부터 오후 11시13분까지 진행된 대법원 국정감사 발언 가운데 감사가 중지된 정회 시간을 제외한 약 8시간18분53초 분량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정책 검증을 위한 질의 시간은 62.9%(5시간13분)에 그쳤다. 나머지 37.1%(3시간5분)는 의원들의 일방적 발언과 인사말 등 절차 진행에 쓰였다.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간사와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언쟁을 벌이고 있다. 가운데는 서영교 법사위원장. 뉴스1

시간당 평균 8.7회, 약 6.9분마다 고성과 이를 제지하는 발언이 나왔다. “조용히 하세요(해)” 46회, “발언권 정지” 20회, “가만히 계세요” 4회, “시끄러워” 2회 등 장내 소란을 제지하는 표현이 72회나 됐다.



국감에선 국민 생활과 직결된 사법 현안 검증보다 정쟁이 우선이었다. 여야가 정치 공방의 소재로 삼은 영화 ‘암살자(들)’은 총 24회 언급됐다. 이에 반해 ‘재판 지연’은 2회, 5년 이상 처리되지 못한 사건을 뜻하는 ‘장기미제’는 6회 언급에 그쳤다.

막말과 인신공격, 조롱성 발언도 쌓였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여당 의원을 향해 “인간이 되세요, 인간이”라고 쏘아붙였고,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사법부의 미온적 태도를 질타하며 “시장에서 상인들한테 돈 뜯어내고 다니는 양아치들 있죠? 굽신굽신하고 돈을 주는 사람들한테 계속 돈 뜯어낸다”며 원색적 표현을 썼다. 법사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에게 “조직폭력배”라고 비난하고, 이에 박 의원은 “여자 깡패구먼”이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피감기관 수장을 향한 인격 모독성 공세도 수위를 넘나들었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현행범”, 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개기고 있다”고 각각 말했다.

법사위원장은 발언 기회가 고루 돌아가도록 회의를 이끌어야 하지만, 서 의원의 발언 시간이 가장 길었다. 서 의원이 참여한 발언과 질의만 약 2시간47분으로 전체 감사 시간의 33.5%에 달했다. 법사위원장 발언이 3분의 1에 달한 것이다. 나머지 법사위원 17명 평균 질의 시간 18분가량과 비교하면 위원장이 의원 9명 몫 시간을 쓴 셈이다.

반면 질문에 답변하려는 피감기관 수장들의 발언은 번번이 가로막혔다.

의원들의 질의를 받은 조 대법원장과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제가 부를 때 답변하시라”는 식의 ‘말 끊기’를 각각 5회, 7회 당했다. 전체 질의 시간 중 국감 전체 발언 7168문장 중 이들의 발언은 조 대법원장 48문장, 노 처장 142문장으로 2.7%에 불과했다. 노 처장의 경우 발언 문장의 58.5%(83문장)가 의원들의 호통 끝에 나온 “네”, “알겠습니다” 등 단답형 발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