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뢰 도발 北 “강력 행동” 위협에 여야는 ‘네 탓’ 공방만

어제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북한의 군사분계선(MDL) 침범을 놓고 충돌했다. 최근 비무장지대(DMZ)에 북한군이 몰래 매설한 지뢰 폭발로 아군 장병 3명이 부상한 사건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윤석열정부는 2024년 지뢰 수만 발을 확인했음에도 북한에 지뢰 매설 및 요새화 중단을 요구하지 않았다”며 전 정권 탓을 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은 “군 당국이 지뢰 수만 발을 확인한 것이 맞느냐”며 “물타기”라고 반박했다.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는 금언이 무색한 대목이다.

앞서 국방부가 국방위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부터 지난달까지 북한의 MDL 월경은 총 76회 관측됐다. 그 가운데 11회는 윤석열정부 시절, 65회는 현 이재명정부 들어서라고 한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해 9월 “북한군이 MDL 이남에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국방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중이야 따질 수 있겠으나 MDL이 북한군에 뚫린 책임에서 두 정부 모두 자유롭지 않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여당은 전 정권, 야당은 현 정권 탓만 하며 옥신각신하니 한심할 따름이다.



북한은 2023년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했다. MDL을 ‘국경선’이라고 부르며 남한의 침략을 저지하기 위한 요새화 방침을 천명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요새화의 핵심은 접경지에 지뢰를 잔뜩 심어 적군이 쉬 접근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 지도부가 요새화 운운할 때부터 신속하고 치밀하게 대응했어야 옳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파면, 21대 대선과 진보 성향의 새 정부 출범 등 급변하는 정국 속에서 군의 대북 경계 태세가 느슨해지면서 이런 사태를 초래한 것이 아닌가 싶다.

앞서 우리 군은 북한에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그리고 이미 매설한 지뢰 회수 등을 요구했다. 지금의 남북 관계를 고려할 때 북한이 이를 선뜻 받아들일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인다. 그제 북한 외무성은 MDL 이남 지역의 지뢰 제거 작전에 돌입한 한국군을 향해 “우리 영토를 1㎜라도 침범한다면 즉시 강력한 대응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지뢰 폭발을 남한의 ‘자작극’으로 치부한 것보다 더 심한 적반하장 행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여야가 지뢰 도발을 두고 싸움박질만 해대니 북한 김정은 정권만 웃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