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누리호 5차 발사 성공, 우주산업 도약 디딤돌 삼아야

첫 군집위성 5기 정상궤도에 안착
민간 주도의 ‘우주 택배’ 역량 입증
재사용발사체 등 경쟁력 확보 시급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어제 낮 전남광주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5차 발사에 성공했다. 누리호에는 역대 가장 많은 15기 위성이 실렸는데 하나를 빼곤 차례로 분리돼 예정된 궤도에 안착했다. 이로써 순수독자기술로 개발된 누리호는 2022년 2차 발사 이후 4차례 내리 성공해 신뢰성이 한층 높아졌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누리호의 발사성공률이 80%로 높아졌고 한 단계 더 높은 우주수송역량을 보여줬다”고 했다.

 

이번 발사에서 초소형 군집위성인 ‘네온샛’ 5기를 처음 실어나른 건 의미가 크다. 네온샛은 한반도 주요 지역을 고해상도로 관측해 산불과 홍수 같은 재난·재해 감시와 국토·안보 관측 등에 활용되는 실용위성이다. 단순히 발사체와 위성의 성능 검증에 그쳤던 과거와는 달리 실제 국가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택배’ 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민간의 참여가 확 커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 기업 약 300곳이 참여한 누리호 5호기 제작을 총괄했고 발사준비와 운영업무까지 맡았다. 우리도 선진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우주산업 경쟁 무대에 뛰어들 디딤돌이 생긴 셈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이 자국 발사체로 위성을 쏘아 올리는 ‘7대 우주강국’의 반열에 올랐지만 누리호는 운송능력과 경제성이 선진국 수준에 한참 모자란다. 누리호의 수송능력은 1.5t 정도인데 우주산업의 절대강자인 미국 스페이스x의 주력발사체 팰컨9(22.8t)이나 초대형 발사체 팰컨헤비(60t이상)에는 비할 바 못 된다. 발사비용도 kg당 3만∼4만달러로 추정되는데 스페이스x는 2000달러 수준까지 낮췄다. 중국·러시아·유럽연합(EU) 등도 지상 300∼1500km 저궤도에 위성 수천 개를 띄워 지상에서 위성인터넷 서비스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이런 판에 현재의 고비용구조로는 쏘면 쏠수록 적자가 쌓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내년에 6차, 2028년에 7차 발사하고 그 이후에야 재사용이 가능한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 나선다고 한다. 이런 속도로는 다른 나라 위성까지 쏴주는 상업 발사서비스시장에 진입하기 어렵다. 정부는 누리호를 더 많이 더 자주 쏴 신뢰성과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차세대 발사체 개발도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지금 국내 기업들은 좁은 시장과 일감 부족 탓에 적자의 늪에 빠져 생존마저 위태로운 게 현실이다. 이들이 경쟁력을 갖추기까지 정부가 수요를 만들고 과감한 규제 완화와 인프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주산업은 결코 놓쳐서는 안 될 미래 먹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