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소비자가 직접 만든 영상을 광고에 활용하는 방식을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짧은 영상부터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광고까지 공모전 소재도 넓어졌다.
기업이 광고를 제작해 소비자에게 보여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브랜드 홍보에 직접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광고업계에서도 실제 기업의 마케팅 과제를 AI로 해결하는 공모전이 이어지고 있다.
8일 롯데렌탈에 따르면 중고차 소매 브랜드 T car(티카)는 부산매매센터 개소를 기념해 오는 31일까지 숏폼 영상 공모전을 진행한다.
공모 주제는 부산매매센터 홍보다. 센터를 직접 방문해 촬영하거나 생성형 AI를 활용해 1분 이내 영상을 제작하면 된다. 개인과 팀 모두 참여할 수 있으며 별도의 영상 제작 경력이나 전문 자격은 요구하지 않는다.
출품 영상은 향후 T car의 마케팅과 홍보에 활용될 수 있다. 소비자가 직접 제작한 콘텐츠를 브랜드 광고 소재로 확보하는 구조다.
이번 공모전은 롯데렌탈의 중고차 소매사업 확대와 맞물려 있다. 롯데렌탈은 지난 8월 부산 남구에 T car의 네 번째 매매센터를 열었다. 서울 가양동과 경기 부천·용인에 이어 처음 마련한 비수도권 거점이다.
식품업계에서도 소비자가 직접 광고를 제작하도록 하는 시도가 나왔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대학생을 대상으로 AI 영상 광고 공모전을 진행했다. 참가자가 매일유업 제품 가운데 좋아하는 상품을 골라 광고 영상을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방식이다.
공모 기간은 2025년 7월 28일부터 9월 9일까지였다. 참가자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30초 미만의 세로형 광고 영상을 만들고 개인 SNS에 필수 해시태그와 함께 게시하도록 했다.
기업이 제공한 제품 이미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창의성과 기획력, AI 활용 능력 등을 심사 기준에 반영했다. 참가 대상은 국내 대학원생을 포함한 대학 재학생과 졸업예정자였다.
광고업계에서는 실제 기업의 마케팅 과제를 공모전으로 가져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디지털 광고회사 차이커뮤니케이션은 올해 7월 '2026 CHAI 대학생 AI 광고 공모전'을 개최했다. 굽네와 우리은행, 청호나이스가 브랜드 과제를 제시하고 대학생들이 AI를 활용해 광고 캠페인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대상 수상팀에는 500만원을 지급하고, 수상자가 차이커뮤니케이션 정규직 채용에 지원할 경우 입사 전형 우대 혜택도 제공하도록 했다.
특히 수상작을 바탕으로 실제 광고 캠페인을 실행할 기회도 마련했다. 단, 내부 심의를 거쳐야 하므로 수상작이 모두 상업 광고로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들 사례의 공통점은 광고 제작을 전문 제작사에만 맡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업이 브랜드와 제품, 홍보 과제를 제시하면 일반 소비자나 대학생이 영상으로 답하는 방식이다.
생성형 AI도 참여 범위를 넓히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직접 촬영할 장소나 장비가 없어도 영상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서로 다른 소비자 관점에서 나온 광고 아이디어를 확보할 수 있다.
실제 활용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롯데렌탈은 제출된 작품을 홍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고, 차이커뮤니케이션은 수상작에 대해 심의를 거친 뒤 광고 실행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참가자가 확인해야 할 부분도 있다. 롯데렌탈 공모전 안내에는 제출 작품의 저작권이 T car에 귀속된다는 조건이 명시돼 있다. 출품자는 AI로 만든 이미지와 음원, 영상에 타인의 권리가 포함돼 있는지 살펴보고 작품 활용 조건도 확인해야 한다.
AI로 광고를 만드는 일은 한층 쉬워졌다. 기업들이 공모전에서 얻으려는 것은 영상 한 편에 그치지 않는다.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동시에 소비자가 어떤 방식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표현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