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장벽에 막힌 중국 제조업이 파격적 단가와 압도적 물량을 앞세워 신흥국과 유럽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이 같은 현상을 '차이나 레드웨이브(China Redwave)'로 표현하며 한국 주력산업이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벼랑으로 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원이 8일 발표한 '국제무역구조 변화 동향과 한국 산업의 대응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상품 수입 적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45%에서 최근 15% 수준으로 급감했다.
유럽 시장의 잠식 속도 역시 매섭다. 지난 10년간 유럽연합(EU)의 대중국 수입액은 3천564억 달러에서 7천248억 달러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배터리(90%)와 태양광(98%)은 사실상 중국산이 시장을 장악했고 전기차(BEV) 상계관세 부과 이후에는 하이브리드차로 품목을 전환해 수출을 가파르게 늘리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 한국은 조선·무기체계, 화장품·바이오시밀러 등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최근 원료·의약품 시장까지 중국 기업이 급부상하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 제조업 팽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첨단 반도체 제조 역량을 사수하는 동시에 산업 전반의 비용 경쟁력을 높이고 신흥국에 대해 과감한 현지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준 산업연구원 전략산업연구센터장은 "주력산업의 미래 시장과 경쟁우위를 지키는 데 제1의 위협은 이제 중국"이라며 "반도체 특수로 가려진 K-자형 산업 양극화 현상은 우리 내부의 문제가 주된 원인이라기보다 지난 20년간 지속된 중국 제조업 고도화라는 대외 변수의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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