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부 연습에도 열심이었죠. 주변에서는 ‘농구도 수학적으로 하는 게 아닐까’라고 했어요.”
올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소아이 겐소(76) 일본 도쿄이과대학 명예교수의 고교 동창생인 에구치 오사무 오타루상과대 명예교수는 8일자 조간에 게재된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히로시마대부속고교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는 그는 “소아이는 고교 시절부터 대학 수준의 수학을 공부했다”며 “당시 수학 선생님이 ‘앞으로 이 녀석은 대단한 사람이 될 거야. 두뇌가 달라’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에구치 교수는 “(이번 노벨상 수상 소식을 듣고) 동창생으로서의 자부심이 들어 정말 기뻤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32번째 노벨상(개인 수상은 31번째), 10번째 노벨화학상 수상 소식에 현지 매체들은 감격스러워하는 당사자와 주변 인물들의 반응을 주요한 소식으로 전했다.
히로시마대부속고교 동창회 회장은 소아이 명예교수에 대해 “지난해 6월 동창해 강연을 해 주셔서 따뜻한 인품을 느꼈다”며 “그를 아는 분들로부터 ‘고교 시절 운동신경도 뛰어나고 정말 대단한 선배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전 동창생의 자부심이다”라고 말했다.
소아이 교수는 1995년 비대칭 자가촉매 합성반응, 이른바 ‘소아이 반응’을 최초로 구현한 인물이다. 이는 화학 반응 생성물이 당초 거의 같은 양으로 존재하더라도 미세한 불균형에서 시작해 스스로 촉매 작용을 하며 한쪽 형태만 자기 증식하는 유기 합성 반응을 말한다. 이런 화학적 비대칭성이 어떻게 발생했는지는 오랫동안 난제로 꼽혔으나 소아이 교수의 연구가 실마리를 제공했다. 의약품, 신소재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도 기대를 모아 왔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소아이 교수는 전날 장을 보던 중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로부터 수상 발표 1시간쯤 전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근처 슈퍼마켓에 식재료를 사러 나갔다가 전화를 받았다”며 “누구한테도 말하지 말라는 당부를 받고, 제자 1명에게만 문자메시지로 넌지시 소식을 알렸다”고 말했다.
소아이 교수는 지난 연구 과정에 대해 “반응이 있는지 없는지를 찾는 것은 어두운 곳을 헤드라이트를 켜고 헤매는 기분이었다”고 소개하면서 “이 분야(비대칭 자가촉매 반응)에는 뛰어난 연구자가 많기 때문에, 이번 수상을 특히 영광으로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화학계는 2년 연속 일본인 수상자 배출에 특히 들뜬 분위기이다. 지난해에는 유연한 구조의 다공성 결정 개념을 제시한 기타가와 스스무 교토대 교수가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두 사람은 학창 시절 방과 후 동아리 활동에도 열심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수상자인 기타가와 교수의 경우 중학교 때 배구부 주장을 맡았을 정도였다. 기타가와 교수는 “배구 연습을 통해 체력과 정신력을 길렀다”며 “배구는 속임수가 통하지 않는 스포츠이다. 페어플레이 정신과 주장으로서 집단을 이끄는 방법 등을 배웠다”고 회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