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불안·이민 불만…기성정치 불신 반작용” [세계는 지금]

“AfD 의회 진출… 정치세력으로 인정
기성정당, 주택·일자리 놓고 경쟁해야”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의 정상화 현상을 연구한 김경래(사진) 국민대 교수는 지지 확대의 배경으로 극우 정당을 대하는 유권자의 인식 변화를 짚었다. 반복된 선거 승리와 의회 진출로 AfD가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정치세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주변에서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도 늘면서 과거의 금기가 약해졌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세계일보와 만난 김 교수는 극우 정당 성장의 토양으로 경제·사회적 불안을 해결하지 못한 기성정당에 대한 불신을 꼽았다. 그는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빈부격차 등 경제·사회적 불안이 커졌는데 기존 정당이 이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며 이민자가 늘었거나 경기가 나빠졌다는 것만으로 극우의 성장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기성정당의 대응도 AfD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기성정당이 이탈한 지지층을 되찾으려 AfD의 문제 설정을 받아들이면, 정치권의 쟁점이 ‘이민자를 배척해도 되는가’에서 ‘이민자를 얼마나 배척할 것인가’로 옮겨간다는 것이다. 이민자 배척을 전제로 정당들이 경쟁하면서 유권자는 ‘AfD가 먼저 옳은 말을 했던 것 아니냐’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거부감 감소가 AfD 자체의 온건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교수는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범위가 넓어진 것과 민주적으로 정당한지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의 지적은 AfD의 배제적 국민관을 둘러싼 논란과도 맞닿아 있다. 독일 연방헌법수호청은 지난해 5월 AfD가 무슬림 국가 출신 이민 배경을 가진 독일 국민을 동등한 구성원으로 보지 않는다며, 이러한 시각이 인간의 존엄과 평등한 사회 참여 원칙에 어긋난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AfD와 협력하지 않는 ‘방화벽’은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성장을 막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주거난과 일자리 부족을 두고 이민자 책임인지를 다투는 데 그치지 말고, 주택 공급과 일자리 보호 방안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별적 주장에는 선을 긋되 지지층이 느끼는 불안까지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