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LA 폭동, 지붕 위의 한인들/ 진구섭/ 푸른역사/ 3만원
1992년 4월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시작된 폭동은 닷새간 이어지며 미국 사회의 뿌리 깊은 인종갈등을 드러냈다. 백인 경찰의 로드니 킹 구타 사건에 대한 무죄 평결이 도화선이었다. 경찰이 사실상 손을 놓은 사이 시위와 약탈이 번졌고 한인 상점들이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1992년 LA 폭동, 지붕 위의 한인들’은 잊혀가던 ‘4·29’를 다시 조명한다. 저자는 4년 넘게 당시 자료를 추적해 폭동의 전개 과정과 한인들이 피해의 중심에 놓인 배경을 복원했다. 흑백 갈등뿐 아니라 이민자들의 경제적 위치, 지역사회의 긴장, 경찰과 사법 시스템에 대한 불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지붕 위의 한인들’이다. 경찰이 사라진 거리에서 한인들은 가게와 생계를 지키기 위해 총을 들고 건물 지붕에 올랐다. 저자는 이를 단순한 흑인과 한인의 갈등으로 보지 않고 인종차별과 빈곤, 이민자에 대한 편견, 공권력에 대한 불신이 얽힌 사건으로 바라본다. 30년이 넘은 ‘4·29’를 다시 기억해야 하는 이유를 묻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