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플레이션’ 충격파… 완제품은 적자 유력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 발표]

반도체값 급등에 원자재값 ‘쑥’
경기침체發 가전 소비 감소도
DX부문 손실 최대 2조원 추정

메모리 초호황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쌓고 있는 반도체 부문과 달리 완제품을 만드는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울상이다. 칩플레이션(반도체 가격 급등) 탓에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경기 침체로 인한 가전 소비까지 줄며 올해 3분기도 적자가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수익성이 좋은 고급(프리미엄) 제품과 구독 상품 판매 확대를 통해 적자 탈출에 힘을 쏟고 있다.

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 래핑 광고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X부문은 올해 3분기 1조∼2조원 수준의 영업 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2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다. 수익 악화의 원인은 반도체 부품 가격 폭등이다.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으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등하면서, 주요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들이 핵심 생산라인을 전부 고성능 메모리 생산에 집중 투입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일반 D램 생산량이 줄어들었고, 이는 곧 가전제품과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부품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DX부문의 모바일용 메모리 매입 가격은 전년 평균 대비 약 211% 올랐다. 중동 지역 긴장과 유가 급등 영향 등에 따라 다른 원자재 가격도 불안정하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과 다른 원자재 가격은 급등했지만 바로 소비자 판매 가격을 올리기도 어렵다. 현재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가전과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어서다. 국내 업체가 밀리는 상황에서 가격을 올리는 순간 단숨에 시장 주도권을 내주게 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전략’과 ‘구독 강화’로 위기 돌파에 나섰다. 판매 구조를 개편해 현재의 적자 구조를 탈피하는 것이 목적이다. 원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스마트폰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힘을 주고 있다. 가격이 비싸 수익 확보가 쉬운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비중을 늘려 원가 상승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부품 조달을 효율화하고 비용을 절감해 수익성 방어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생활가전과 영상 사업부는 상황 반전을 위한 카드로 구독 상품 확대를 꺼내 들었다. 신혼부터 노년까지 고객의 생애주기에 맞춰 구독서비스를 세분화하고, 학교와 병원, 금융기관 등 가전 수요가 많은 단체·법인 고객을 위한 B2B(기업 간 거래) 구독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