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반대 목소리… 국교위, 3시 하교제 이어 서·논술형 수능 ‘난항’

차정인 “대입 개편 공론화 더 필요”
당초 10월 말 발표에서 연기 검토
3시 하교 반대 청원 5만7000명

수능 서·논술형과 절대평가 도입을 골자로 한 대입제도 개편과 초등학교 저학년 ‘오후 3시 하교제’ 등을 추진해 온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안팎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계획했던 대입 개편안 발표 연기가 검토되는 등 정책 추진의 속도 조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8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교위는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던 ‘2028∼2037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에서 대입 개편안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국교위는 8월 대통령 업무보고 당시 대입 특별위원회 등을 통해 수능 서·논술형 문항 도입, 수능 전 과목 및 고교 내신 전면 절대평가 전환안을 제시하고 공론화를 진행해 왔다. 이달 말 시안을 공개한 뒤 내년 3월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었다.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0일 앞둔 지난 8월 11일 부산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학습에 집중하고 있다. 뉴시스

차정인 국교위원장은 전날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본래 10월 시안 발표에서 조금 더 준비해 발표를 늦춰야 하지 않냐는 논의가 있다”며 “대입 제도만이라도 공론화를 좀 더 해서 발표하는 것이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교위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17일 국민참여위원 180명이 참여한 숙의 토론 결과, 수능 서·논술형 도입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55.5%로 숙의 이전보다 2.8%포인트 감소한 반면,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41.7%로 3.9%포인트 증가했다. 여기에 차 위원장이 대입제도 특별위원회를 직접 이끌며 개편 방향을 미리 정해놓고 위원들에게 사실상 거수기 역할을 요구한다는 비판까지 터져 나왔다. 국교위 관계자는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에 대입제도 내용 반영 여부를 아직 검토 중”이라며 “본위원회와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교원 단체들 반발도 거세다.

한국교총·교사노조·전교조 등 교원 3단체는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고교학점제 시행 이후 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학 서열과 줄 세우기 입시는 그대로 둔 채 평가 방식만 바꾸면 입시 부담이 다른 형태로 옮겨갈 뿐”이라며 “서·논술형 평가 도입 시 교원과 수업·채점 시간, 평가의 공정성, 민원 대응과 오류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국교위가 추진하던 초등 저학년 ‘오후 3시 하교제’ 역시 동력을 잃은 모양새다.

교사들 반대와 학부모 간 찬반이 격화한 가운데, 지난달 국교위 국민의견플랫폼에 올라온 반대 청원에 5만7000명 이상이 동의했다. 90일 이내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국민의견 수렴·조정 대상이 된다. 국교위 본위원회는 다음 달에야 국민의견 수렴·조정 절차 진행 여부를 심의·의결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