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CPTPP 연내 신청 보류… "농어민과 충분히 대화"

靑 "중요한 선택지지만… 무엇보다 정부와 농어민 신뢰 회복이 우선"
농지조사 관련 우려도 고려한 듯… '농어촌 상생기금 1조' 거듭 강조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정부가 추진해 온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과 관련, 연내 가입을 신청하지 않도록 하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정부의 농지조사에 대한 농민들의 우려가 큰 상황에서, 농축수산업의 피해가 예상되는 CPTPP 가입을 일방적으로 추진할 경우 불신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희망찬 농업·농촌, 모두가 행복하게 일하는 나라'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산림청)-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석 국무총리, 이재명 대통령,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이날 "시한을 정해놓지 말고, 진정성을 갖고서 농어민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으며 대화해달라"면서 이같이 주문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6일 국무회의에서 CPTPP 가입에 대한 토의가 있었고, 11월 열리는 CPTPP 장관 회의에서 한국의 가입이 논의되려면 늦어도 이달 중순에는 관보에 공청회 계획을 공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면서, 이에 신청 여부를 토론한 결과 올해에는 신청하지 않는 쪽으로 이 대통령이 가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통상 질서가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CPTPP는 글로벌 통상 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이 중요하게 검토해야 할 선택지"라면서도 "그러나 통상 정책은 국민의 삶과 직결되며, 특히 어려움을 겪는 농어민들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정부와 농어민 사이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우선"이라며 "국민주권 정부는 농어민을 비롯한 국민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원칙 아래 충분히 소통하며 CPTPP 가입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2015년 한·중 FTA 국회 비준 당시 약속했던 농어촌상생협력기금 1조 원 가운데 부족한 7천억 원은 정부 재정으로 확보할 예정"이라는 기존 입장도 거듭 강조했다.

앞서 산업통상부 등 관계 부처가 발표한 'CPTPP 가입 경제적 영향분석' 결과에 따르면 CPTPP에 가입할 경우 향후 10년 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38%P(포인트) 증가하고 향후 15년간 제조업 생산은 연평균 최대 6조7천억원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시장 개방에 따라 농림수산업에서는 연평균 약 8천500억원가량의 생산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함께 나오는 등 피해 분야 종사자들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었다.

이에 이 대통령은 6일 국무회의에서도 "결론을 정해두고 서두르지 말고 원점에서 다시 대화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