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오랜 시간 서로의 동반자로 살아가는 연예계 대표 장수 커플들이 있다. 약 19년간 연인 관계를 이어오며 함께 댄스 스튜디오 ‘원밀리언’을 일군 리아킴·윤여욱 커플과 25년가량 교제하며 최근 웨딩 화보까지 선보인 박정수·정을영 커플이 대표적이다. 최근 제도를 넘어선 이들의 사랑법이 감동을 전하고 있다.
◆ “아줌마 딱지 붙이기 싫어”… 19년 연애에도 결혼하지 않은 이유
약 2640만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댄스 스튜디오 ‘원밀리언’의 대표 겸 댄서 리아킴은 세계 스트리트댄스 대회 ‘4DA 넥스트 레벨’에서 2007년 락킹 부문, 2008년 팝핑 부문을 석권하며 20대 초반이라는 이른 나이에 정상급 댄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일찍 찾아온 성공은 혹독한 슬럼프로 이어졌다. 춤을 시작한 지 불과 5∼6년 만에 정상에 오르자 최고의 자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가중됐다. 결국 2011년 중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10대 소년에게 패하며 세계 챔피언 출신으로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 뜻밖의 패배는 그에게 춤에 대한 깊은 고민을 안겼다.
무려 7년의 슬럼프 기간을 곁에서 지킨 인물은 리아킴과 함께 ‘원밀리언’을 설립한 윤여욱 대표다. 두 사람은 약 19년째 연인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리아킴이 운영하던 학원의 수강생이었던 윤 대표는 이후 리아킴과 댄스팀 활동을 함께하며 매니저 업무부터 연습실 청소, 영상 촬영·편집, 업로드까지 도맡았다. 윤 대표는 이 같은 뒷받침을 통해 ‘원밀리언’의 기반을 마련하며 리아킴의 활동을 지원했다.
19년이라는 긴 세월을 동행한 동반자이지만, 두 사람은 결혼을 하지 않았다. 에 관해 지난 4일 방송된 EBS 다큐멘터리 시리즈 ‘시대목격’에서 윤 대표는 리아킴이 슬럼프를 겪던 시절을 회상하며 그 이유를 밝혔다.
윤 대표는 “20대 초반의 빛나는 시간이 지나가고 잦아드는 시기가 오다 보니 리아킴이 많이 불안해했다”며 “그게 우리가 결혼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리아킴에게) ‘아줌마’라는 딱지를 붙여주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아킴이 더 젊고 예쁜 아티스트로 활동하길 바랐다”고 덧붙이며 그를 향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 박정수 “그 사람 없으면 힘들다”… 정을영 PD와 25년째 열애 중
배우 박정수와 정을영 PD는 1952년생 동갑내기로 약 25년째 사실혼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정을영은 배우 정경호의 아버지이다. 특히 지난달 17일 웨딩 매거진 ‘웨딩H’를 통해 웨딩드레스를 입은 박정수와 블랙 턱시도 차림의 정을영의 화보가 공개돼 큰 화제를 모았다.
박정수는 2002년 정을영이 연출한 KBS2 드라마 ‘내 사랑 누굴까’에 출연하며 그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정을영이 엄격하게 지시하면 다른 배우들은 대체로 따랐지만, 박정수는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비쳤다. 작품을 마친 후 정을영은 박정수에게 음식을 대접하며 은근한 마음을 드러냈다. 지난해 3월 SBS 예능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서 박정수는 “정을영이 저녁을 사주며 ‘너처럼 대든 사람도 처음 봤다. 그 모습이 미워 보이지 않고 당당해 보여서 좋았다’고 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정을영은 박정수를 향한 다정한 면모로 연예계에서 잘 알려져 있다. 박정수가 야외 촬영을 나갈 때면 그의 옷차림을 신경 썼고 촬영이 새벽에 끝나면 생수병에 장미꽃을 꽂고 손편지를 남겨둔 채 잠이 들기도 했다. 박정수 역시 2011년 정을영을 위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5층 건물을 마련해주는 등 각별한 마음을 보였다. 2023년 채널A 예능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식탁’에서 박정수는 정을영에 대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매력을 가진 사람”이라며 “정을영과의 인연은 운명 같다. 그 사람이 없으면 힘들 것”이라고 말해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누구보다 가까운 관계지만, 이들이 굳이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박정수는 지난 6월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해 이에 관한 솔직한 심정을 직접 털어놓았다. 2001년 50세의 나이에 정 PD를 처음 만났다는 박정수는 “결혼은 가족과 가족이 만나는 것인데 상대편 가족과 부딪혀 서로 감정이 상하는 일이 생길까 봐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형식적인 절차나 제도보다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