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하루는 곧 국정의 흐름이다. 한마디 발언과 하나의 일정, 작은 결정 하나에도 정부가 향하는 방향이 담긴다. ‘청와대 24시’는 대통령의 말과 대통령실의 움직임을 하루 단위로 정리해 독자들에게 전한다. 하루 동안 있었던 주요 발언과 정책, 현장의 분위기를 핵심만 간결하게 담았다. 오늘의 국정을 가장 빠르고 쉽게 읽는 기록이다
국내 기술로 연구개발 중인 ‘극초음속 활공비행체’(HGV)가 8일 최초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현장을 직접 참관한 이재명 대통령은 신속한 추가 개발과 실전 배치를 주문하며 “첨단 무기를 개발하고 실전 배치해 국민들이 아무런 걱정하지 않도록 정부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여부 관련해선 “가입을 연내 신청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원점 재검토’ 방침에 이어 속도 조절까지 당부하며 농어민 의견 청취에 한층 더 힘을 쏟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농어민을 비롯한 국민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원칙 아래 충분히 소통하며 CPTPP 가입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①李대통령 “HGV, 든든한 전략자산으로 자리 잡도록 고도화”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HGV 시험발사 성공을 보고받은 뒤 “우리의 안보는 스스로의 힘으로 확보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오늘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극초음속 활공비행체가 미래의 우리 안보를 지키는 든든한 전략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더욱 고도화해 나가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HGV는 추진체를 이용해 대기권 상층부까지 상승한 뒤 추진체와 분리돼 낮은 고도로 활공 비행하는 무기체계다. 빠른 속도와 예측하기 어려운 비행 궤적으로 유사시 주요 전략 목표를 타격할 수 있는 핵심 전략자산으로 꼽힌다.
청와대는 이번 시험발사 성공으로 한반도 전장 환경에서 핵심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새로운 억제수단을 본격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준비가 완료됐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참관 후 엑스(X)에 “자주국방은 구호가 아니라 기술과 실력으로 증명된다”며 “앞으로도 극초음속 추진, 인공지능, 고출력 레이저 등 첨단 국방기술에도 흔들림 없이 투자해나가겠다”고 밝혔다.
②李 “진정성 갖고 농어민 목소리 충분히 들어야”
이 대통령은 이날 CPTPP 가입 문제 관련 부처들에 “시한을 정해놓기보다 진정성을 갖고 농어민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지속적으로 대화하라”고 당부했다고 강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연내 가입 미신청’ 지시 배경으로는 지난 6일 청와대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이뤄진 CPTPP 가입 관련 보고 및 토의가 거론됐다. 당시 회의에서는 “11월 개최되는 CPTPP 장관회의에서 한국의 CPTPP 가입이 논의되려면 늦어도 10월 중순에는 관보에 공청회 개최 계획을 공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청와대는 CPTPP가 “글로벌 통상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이 중요하게 검토해야 할 선택지”라면서도 가입 결정은 농어민들과의 신뢰와 공감대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통상정책은 국민의 삶과 직결된다”며 “무엇보다 정부와 농어민 사이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비공개 회의에서도 “결론을 정해놓고 서두르지 말고, 원점에서 다시 대화를 시작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최근 농지 전수조사와 맞물려 농민들의 반발이 커지는 상황에서 농심(農心)을 고려한 메시지로 해석됐다. 당시 이 대통령은 CPTPP의 전략적 가치가 중요하다는 의견과 농수산업계의 우려가 매우 크다는 의견이 함께 나오는 점을 거론하며 “정책 추진은 농어민들의 신뢰 및 공감대를 전제로 국익을 따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③李대통령 “이집트와 협력 새 장 열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빈 방한한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뜻을 모았다. 양 정상은 지난해 합의한 한·이집트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추진을 본격화해 협상을 공식 개시하고, 조선·청정에너지·방산 등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알시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언론발표에서 “양국 협력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며 “향후 CEPA가 조속히 타결돼 양국 교역과 투자는 물론이고 광범위한 분야로 경제협력이 확대되는 든든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와 이집트 투자통상부는 ‘CEPA 협상 개시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지난해 11월 이 대통령의 이집트 공식 방문 당시 CEPA 논의를 본격 추진하기로 한 데 이어 실제 협상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양국은 상품·서비스 무역과 경제협력, 공급망 회복력 등의 분야에서 호혜적이고 높은 수준의 무역협정을 추진하고 내년 상반기 중 1차 협상을 열기로 했다.
한·이집트 양국은 공동선언문을 포함해 경제·교육·문화 등 분야에서 모두 12건의 협정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세계적인 조선 역량을 바탕으로 이집트의 친환경 조선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앞으로도 양국 간 호혜적 협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조선협력 MOU를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청정에너지 협력 MOU를 통해 에너지 전환 분야 협력도 확대하고, 전력 인프라와 해양, 정보통신기술(ICT), 고등교육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