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추미애, 기념식 대신 판교서 ‘교통혁신’ 선언

‘CARE’ 4대 비전 제시…2028년 고속도로 자율주행 광역버스 시험 운행
심각한 재정위기에 100일 기자회견 연기…도의회 추경안 처리 놓고 이견
지역 국회의원 전원에게 서한…“3100억 민생 예산 미편성, 재정 개혁 절실”
산하기관 8곳 수장 공백 장기화…재정 난국·조직 개편 속 겹악재 널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취임 100일을 맞아 별도의 기념식이나 성과 발표 없이 판교 현장을 찾아 자율주행 기술 기반의 미래 교통혁신 비전을 공개했다. 비전 선언의 이면에는 가중되는 도의 재정 비상 상황과 도의회와의 추가경정예산안 복원 갈등, 산하기관 수장 공백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당면한 재정 가뭄과 산하기관 정비라는 현실적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만큼 리더십 시험대에 선 셈이다.

추미애 경기지사가 8일 교통혁신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판교서 ‘자율주행 광역버스’ 비전 발표…CARE 4대 목표 제시

 

추 지사는 8일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스마트모빌리티 실증허브와 미래 모빌리티 센터를 잇따라 방문해 자율주행 교통혁명의 4대 비전인 ‘CARE’(합리적 비용·이동 편의·안전과 신뢰·친환경)를 발표했다.

 

추 지사는 “교통체계가 도민의 이동 수요에 맞춰 스스로 움직이는 시대를 앞당기겠다”며 내년부터 ‘E2E(End-to-End) 인공지능 모델’ 기반의 자율주행 광역버스를 개발해 2028년 고속도로 시험 운행, 2029년 승객 탑승 실증을 거쳐 상용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추미애 경기지사가 8일 경기도서관에서 열린 시·군 부단체장 회의에서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재정난에 100일 회견 연기…도의회와 추경안 놓고 파행 지속

 

앞서 예정됐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연기됐다. 경기도가 제출한 42조2420억원 규모의 제2회 추경안이 도의회와의 이견으로 처리되지 못하면서 행정력을 추경안 타결에 집중하기로 한 까닭이다. 도는 5465억원 규모의 고강도 세출 구조조정을 반영했으나, 민생 예산 복원을 둘러싼 여야 도의회와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에 서한…“민생 필수 예산 3100억 구멍”

 

추 지사는 이날 도내 국회의원들에게 친필 서한을 보내 도의 심각한 재정 위기 상황을 공유하며 법안 및 재정 지원을 호소했다. 서한에서 추 지사는 “취임 후 확인한 도 재정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며 “올해 10~12월 반드시 집행해야 할 노인 돌봄·학교급식·결식아동 지원 등 필수 민생 예산 3132억원이 편성조차 돼 있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동산 경기 침체로 내년도 세입 전망 역시 극도로 어둡다며 지방소비세율 인상 등 지방재정 구조개혁을 위한 국회 차원의 협조를 촉구했다.

경기도 광교 청사.

◆28개 산하기관 중 8곳 ‘수장 공백’…리더십 시험대

 

도 재정 위기와 맞물려 산하 공공기관의 수장 공백 장기화도 도정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날 퇴임한 김민철 원장의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을 포함해 경기연구원, 경기관광공사, 경기평택항만공사 등 도내 28개 산하기관 중 30%에 가까운 8곳의 기관장이 공석 상태다.

 

전임 지사 시절 임명된 수장들의 사퇴와 임기 만료가 이어졌으나, 재정위기 수습과 조직 개편 일정 등이 밀려 후임 공모 절차조차 시작하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다. 산하기관장 대다수는 도의회 인사청문회도 거쳐야 해 공모 절차까지 감안하면 새 기관장 임명에 최소 수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