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를 끊은 뒤 1년이 지나자 감량한 체중의 약 3분의 2가 다시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5㎏을 뺐다면 중단 1년 뒤 약 10㎏이 다시 늘어난 셈이다.
◆17.3% 감량했지만 중단 1년 뒤 11.6%포인트 다시 늘어
근거는 학술지 ‘당뇨병·비만·대사(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에 실린 STEP 1 연장 연구다. STEP 1은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비만 성인에게 세마글루타이드 2.4㎎ 또는 위약을 68주간 투여한 임상시험이다. 연장 연구에서는 일부 시험기관 참가자 327명을 약을 끊은 뒤 1년 더 추적했다.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받은 연장 연구 참가자들은 68주 동안 평균 체중의 17.3%를 감량했다. 중단 1년 뒤에는 11.6%포인트가 다시 늘어 시작 당시보다 5.6% 가벼운 상태가 남았다.
체중이 100㎏이었다면 약 82.7㎏까지 줄었다가 1년 뒤 약 94.3㎏이 된 셈이다. 약으로 뺀 체중의 약 3분의 2가 돌아온 것이다. 혈압과 혈당 등 대부분의 심혈관·대사 지표도 치료 전 수준 쪽으로 되돌아갔다.
연장 연구는 STEP 1 참가자 중 32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탐색적 분석이다. 연구 결과를 위고비 사용자 전체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68주차에 약물 투여와 식사·운동 관리가 동시에 종료돼 이후 체중 증가에 각각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도 구분하기 어렵다.
◆식사·운동 상담 계속해도 약 끊자 체중 반등
이 한계를 보완해 볼 수 있는 연구가 티르제파타이드 임상시험 SURMOUNT-4다.
참가자들은 36주 동안 티르제파타이드를 투여받으며 평균 체중의 20.9%를 감량했다. 이후 670명을 두 집단으로 나눠 절반은 약을 계속 맞고, 나머지는 위약으로 바꿨다. 식사와 신체활동에 관한 생활습관 관리는 계속됐다.
52주가 더 지난 뒤 차이는 컸다. 약을 계속 투여한 집단은 36주 시점보다 체중이 5.5% 더 줄었다. 반면 위약으로 전환한 집단은 14.0% 늘었다.
처음 36주 동안 뺀 체중의 80% 이상을 유지한 사람도 계속 투약한 집단에서는 89.5%였지만 중단군에서는 16.6%에 그쳤다. 생활습관 관리를 계속하더라도 약을 중단한 뒤 나타나는 체중 반등을 완전히 막기는 쉽지 않았다는 결과다.
◆메타분석 2건 모두 1년 뒤 반등…장기 전망은 엇갈려
최근 대규모 분석에서도 약을 끊은 뒤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흐름이 확인됐다. 체중이 얼마나 늘고 어느 수준에서 멈출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2026년 3월 국제학술지 EClinicalMedicine에 발표된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의 체계적 문헌고찰은 GLP-1 기반 치료제 중단 이후 체중 변화를 다룬 연구 48건을 검토했다. 이 가운데 무작위 임상시험 6건, 참가자 3236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체중 재증가 곡선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약을 끊은 지 1년이 지나면 치료 중 뺀 체중의 약 60%가 다시 늘었다. 연구진은 1년 이후에는 실제 관찰자료가 아닌 모델을 이용해 추정했는데, 최종적으로 감량분의 75.3%가 다시 늘어난 수준에서 체중 증가가 멈출 것으로 예측했다. 즉 감량 효과의 약 4분의 1은 남는다는 계산이다.
반면 2026년 1월 BMJ에 실린 옥스퍼드대 연구팀의 메타분석은 다른 전망을 내놨다.
연구진은 체중관리 약물 중단을 다룬 37개 연구, 9341명을 분석했다. 약을 끊은 뒤 체중은 월평균 0.4㎏씩 다시 늘었고, 모델상 약 1.7년 뒤 치료 전 체중으로 돌아갈 것으로 추정됐다.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로 범위를 좁히면 재증가 속도는 월평균 0.8㎏이었다. 치료 전 체중으로 돌아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5년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약물치료를 끝낸 뒤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속도가 식사·운동 중심 체중관리 프로그램 종료 뒤보다 약 4배 빠르다고 분석했다.
두 분석 모두 약을 끊은 뒤 첫 1년 동안 상당한 체중이 다시 늘어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차이는 그다음이다. 한쪽은 감량분 일부가 장기적으로 남을 것으로 봤고, 다른 쪽은 결국 치료 전 체중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두 연구의 장기 전망은 제한된 추적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한 모델 추정치다. BMJ 분석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티르제파타이드 중단 후 1년을 넘겨 추적한 자료는 부족했다.
개인차도 크다. 처음 뺀 체중과 약물 사용 기간, 중단 후 식사·운동 관리, 다른 치료 여부에 따라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
◆위고비 끊기 전 체중 유지 계획부터 세워야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30년 넘는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감량한 체중을 2년 넘게 유지한 사람들은 운동과 식사요법을 기본으로 하면서 필요할 때 약물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약물 중단 후 체중이 다시 늘 수 있는 만큼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비만학회가 펴낸 최신 진료지침도 식사요법과 신체활동, 행동치료를 비만 관리의 기본으로 두고 약물치료는 이를 보조하는 방법으로 사용하도록 권고한다.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된 약물은 초기 감량뿐 아니라 장기적인 체중 관리에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약물을 중단하면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점도 지적한다.
생활습관 관리만으로 약을 끊은 뒤 체중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 임상시험에서도 투약을 중단한 집단의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흐름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비만은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재발성 질환이다.
약물 사용 기간과 용량, 중단 후 관리 방법은 체중과 동반질환, 부작용, 비용을 고려해 의료진과 결정해야 한다. 약을 끊을 때는 감량한 체중을 어떻게 유지할지도 함께 계획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