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끊자 1년 만에…뺀 살 3분의 2 되돌아왔다

세마글루타이드 중단 1년 뒤 감량분 3분의 2 재증가 확인
식사·운동 상담 이어간 티르제파타이드 시험도 체중 반등
대규모 메타분석, 1년 뒤 반등 일치…장기 전망은 엇갈려

위고비를 끊은 뒤 1년이 지나자 감량한 체중의 약 3분의 2가 다시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체중계 위에 줄자가 놓여 있다. 비만 치료제 중단 뒤 감량한 체중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Pexels·Pixabay

15㎏을 뺐다면 중단 1년 뒤 약 10㎏이 다시 늘어난 셈이다.

 

◆17.3% 감량했지만 중단 1년 뒤 11.6%포인트 다시 늘어

 

근거는 학술지 ‘당뇨병·비만·대사(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에 실린 STEP 1 연장 연구다. STEP 1은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비만 성인에게 세마글루타이드 2.4㎎ 또는 위약을 68주간 투여한 임상시험이다. 연장 연구에서는 일부 시험기관 참가자 327명을 약을 끊은 뒤 1년 더 추적했다.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받은 연장 연구 참가자들은 68주 동안 평균 체중의 17.3%를 감량했다. 중단 1년 뒤에는 11.6%포인트가 다시 늘어 시작 당시보다 5.6% 가벼운 상태가 남았다.

 

체중이 100㎏이었다면 약 82.7㎏까지 줄었다가 1년 뒤 약 94.3㎏이 된 셈이다. 약으로 뺀 체중의 약 3분의 2가 돌아온 것이다. 혈압과 혈당 등 대부분의 심혈관·대사 지표도 치료 전 수준 쪽으로 되돌아갔다.

 

연장 연구는 STEP 1 참가자 중 32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탐색적 분석이다. 연구 결과를 위고비 사용자 전체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68주차에 약물 투여와 식사·운동 관리가 동시에 종료돼 이후 체중 증가에 각각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도 구분하기 어렵다.

 

◆식사·운동 상담 계속해도 약 끊자 체중 반등

 

이 한계를 보완해 볼 수 있는 연구가 티르제파타이드 임상시험 SURMOUNT-4다.

 

참가자들은 36주 동안 티르제파타이드를 투여받으며 평균 체중의 20.9%를 감량했다. 이후 670명을 두 집단으로 나눠 절반은 약을 계속 맞고, 나머지는 위약으로 바꿨다. 식사와 신체활동에 관한 생활습관 관리는 계속됐다.

 

52주가 더 지난 뒤 차이는 컸다. 약을 계속 투여한 집단은 36주 시점보다 체중이 5.5% 더 줄었다. 반면 위약으로 전환한 집단은 14.0% 늘었다.

 

처음 36주 동안 뺀 체중의 80% 이상을 유지한 사람도 계속 투약한 집단에서는 89.5%였지만 중단군에서는 16.6%에 그쳤다. 생활습관 관리를 계속하더라도 약을 중단한 뒤 나타나는 체중 반등을 완전히 막기는 쉽지 않았다는 결과다.

 

◆메타분석 2건 모두 1년 뒤 반등…장기 전망은 엇갈려

 

최근 대규모 분석에서도 약을 끊은 뒤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흐름이 확인됐다. 체중이 얼마나 늘고 어느 수준에서 멈출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2026년 3월 국제학술지 EClinicalMedicine에 발표된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의 체계적 문헌고찰은 GLP-1 기반 치료제 중단 이후 체중 변화를 다룬 연구 48건을 검토했다. 이 가운데 무작위 임상시험 6건, 참가자 3236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체중 재증가 곡선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약을 끊은 지 1년이 지나면 치료 중 뺀 체중의 약 60%가 다시 늘었다. 연구진은 1년 이후에는 실제 관찰자료가 아닌 모델을 이용해 추정했는데, 최종적으로 감량분의 75.3%가 다시 늘어난 수준에서 체중 증가가 멈출 것으로 예측했다. 즉 감량 효과의 약 4분의 1은 남는다는 계산이다.

 

반면 2026년 1월 BMJ에 실린 옥스퍼드대 연구팀의 메타분석은 다른 전망을 내놨다.

 

연구진은 체중관리 약물 중단을 다룬 37개 연구, 9341명을 분석했다. 약을 끊은 뒤 체중은 월평균 0.4㎏씩 다시 늘었고, 모델상 약 1.7년 뒤 치료 전 체중으로 돌아갈 것으로 추정됐다.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로 범위를 좁히면 재증가 속도는 월평균 0.8㎏이었다. 치료 전 체중으로 돌아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5년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약물치료를 끝낸 뒤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속도가 식사·운동 중심 체중관리 프로그램 종료 뒤보다 약 4배 빠르다고 분석했다.

 

두 분석 모두 약을 끊은 뒤 첫 1년 동안 상당한 체중이 다시 늘어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차이는 그다음이다. 한쪽은 감량분 일부가 장기적으로 남을 것으로 봤고, 다른 쪽은 결국 치료 전 체중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두 연구의 장기 전망은 제한된 추적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한 모델 추정치다. BMJ 분석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티르제파타이드 중단 후 1년을 넘겨 추적한 자료는 부족했다.

 

개인차도 크다. 처음 뺀 체중과 약물 사용 기간, 중단 후 식사·운동 관리, 다른 치료 여부에 따라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

 

◆위고비 끊기 전 체중 유지 계획부터 세워야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30년 넘는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감량한 체중을 2년 넘게 유지한 사람들은 운동과 식사요법을 기본으로 하면서 필요할 때 약물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약물 중단 후 체중이 다시 늘 수 있는 만큼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비만학회가 펴낸 최신 진료지침도 식사요법과 신체활동, 행동치료를 비만 관리의 기본으로 두고 약물치료는 이를 보조하는 방법으로 사용하도록 권고한다.

 

비만 치료제를 68주간 사용해 체중이 17.3% 감소한 뒤 약을 중단하자 1년 동안 11.6%포인트가 다시 늘어, 감량분의 약 3분의 2가 되돌아오는 흐름을 표현한 이미지. 티르제파타이드 임상시험에서도 약물 중단 후 체중이 반등하는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ChatGPT 생성 이미지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된 약물은 초기 감량뿐 아니라 장기적인 체중 관리에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약물을 중단하면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점도 지적한다.

 

생활습관 관리만으로 약을 끊은 뒤 체중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 임상시험에서도 투약을 중단한 집단의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흐름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비만은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재발성 질환이다.

 

약물 사용 기간과 용량, 중단 후 관리 방법은 체중과 동반질환, 부작용, 비용을 고려해 의료진과 결정해야 한다. 약을 끊을 때는 감량한 체중을 어떻게 유지할지도 함께 계획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