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도 2억 날리고 접었다…3곳 중 2곳, 5년 내 문 닫는 카페 잔혹사 [숫자 뒤의 진실]

전국 매장 9만3551곳…1년 새 1699곳 감소
5년 생존율 34% 그쳐…세 곳 중 두 곳 문 닫아
저가 경쟁, 임대료 부담…외형 커져도 실속 악화

카페 창업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전국 커피음료점 수는 2년 연속 감소했고, 창업한 뒤 5년까지 살아남는 비율은 34.6%에 그쳤다.

 

전국 커피음료점은 올해 4월 기준 9만3551곳으로 1년 전보다 1699곳 줄었다. 커피음료점의 5년 생존율은 34.6%에 그쳤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unsplash

커피 시장 자체는 커지고 있지만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의 생존 환경은 오히려 팍팍해지는 모습이다.

 

9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4월 전국 커피음료점은 9만3551곳으로 1년 전 9만5250곳보다 1699곳(1.8%) 줄었다. 커피음료점은 2018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꾸준히 증가하다 지난해 1분기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고, 올해까지 2년 연속 줄었다.

 

◆카페 5년 생존율 34.6%…세 곳 중 두 곳 사라진다

 

새로 문을 연 카페가 오래 버티기도 쉽지 않다. 국세청이 지난해 4월 발표한 100대 생활업종 생존율 자료를 보면 2023년 기준 커피음료점의 1년 생존율은 83.5%였다.

 

3년 뒤에는 53.2%, 5년 뒤에는 34.6%까지 떨어졌다. 카페 세 곳이 문을 열면 5년 뒤 영업을 이어가는 곳은 한 곳 정도라는 의미다.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에 저가 커피 브랜드와의 가격 경쟁까지 겹친 영향이 크다. 실제 가수 한해는 지난 5일 JTBC 예능 프로그램 ‘연애전쟁’에서 과거 서울 상암동에서 요거트와 커피를 판매하는 매장을 약 2년간 운영하면서 1억5000만~2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주변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커피를 900원에 판매할 정도로 가격 경쟁이 심했다고 설명했다.

 

손실액을 약 2년의 운영 기간으로 나누면 월평균 약 625만~833만원이다. 한 매장의 사례를 업계 전체로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임대료 부담과 가격 경쟁에 시달리는 개인 카페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줄 서던 유명 카페도 폐점…손님 많아도 이익은 별개

 

유명세와 많은 방문객이 반드시 수익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이상순이 제주 구좌읍 동복리에서 운영했던 카페 ‘롱플레이’는 2022년 7월 문을 연 뒤 방문객이 몰리면서 예약제로 전환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2024년 5월 영업을 종료했다.

 

이효리는 방송에서 카페에 수백 미터의 대기 줄이 생길 만큼 손님이 몰렸지만 수익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취지로 말했다.

 

롱플레이의 영업 종료 사유는 계약기간 만료와 건물주의 향후 계획으로 알려졌다.

 

◆커피 시장 35.6% 커졌는데…카페 자영업은 더 팍팍

 

커피 소비 시장은 오히려 커졌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8월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커피산업 시장 규모는 3조7359억원으로 2018년보다 35.6% 증가했다.

 

폐업한 카페와 임대 안내문이 붙은 점포 사이로 저가 커피 매장이 영업 중인 모습. 카페 창업 시장은 저가 경쟁과 임대료·인건비 부담이 겹치면서 생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이 수치는 원두·인스턴트·액상 커피 등 커피 제품의 국내 판매액과 수출액을 합친 금액이다. 품목별로는 원두 등을 포함한 볶은 커피가 연평균 15.8% 성장했고, 커피믹스 등 조제 커피는 연평균 0.5% 감소했다.

 

커피 제품 시장의 성장이 개별 카페의 수익 증가나 생존율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개인 카페는 저가 프랜차이즈와 경쟁하면서 임대료와 인건비도 감당해야 한다. 커피 소비가 늘어도 매장에 남는 돈은 적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