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날씨와 함께 가을 캠핑 시즌이 돌아오면서 식품업계가 야외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먹거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9일 한국관광공사의 캠핑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캠핑 인구는 약 643만명으로 집계됐다. 캠핑을 즐기는 이유로는 휴식이 42.8%로 가장 많았고, 가족·친구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라는 응답도 31.4%를 차지했다.
캠핑이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즐기는 대표적인 야외 여가 활동으로 자리 잡으면서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다. 특히 아침저녁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가을에는 따뜻한 국물 요리나 불에 데워 바로 먹을 수 있는 간편식 활용도가 높다.
식품업계도 이런 수요에 맞춰 재료 손질을 최소화한 국물 면요리부터 포장째 조리하는 만두, 용기를 냄비로 활용할 수 있는 어묵탕까지 편의성을 높인 제품을 내놓고 있다.
면·소스 전문기업 면사랑은 가을 캠핑 메뉴로 냉동면밀키트 김치전골우동과 바지락칼국수를 내세우고 있다.
김치전골우동은 멸치 육수에 김치와 어묵, 유부 등을 넣어 칼칼한 국물 맛을 살린 제품이다. 면과 소스, 고명이 한 팩에 들어 있어 별도의 재료 손질 없이 끓일 수 있다. 컬리에서도 캠핑 때 챙기기 간편한 1인분 면요리로 판매되고 있다.
바지락칼국수는 바지락과 멸치를 우린 해물육수에 바지락살과 감자, 양파, 당근 등 채소를 담았다. 냉동 상태의 면과 소스를 넣어 약 2분30초간 끓이면 완성된다. 남은 국물에는 밥과 계란, 채소 등을 넣어 죽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캠핑장에서 따로 육수를 내거나 채소를 손질할 필요가 없어 쌀쌀한 저녁이나 아침 식사 메뉴로 활용하기 쉽다는 게 특징이다.
풀무원식품은 지난 9월 별도의 그릇 없이 조리와 식사가 가능한 트레이형 생만두를 출시했다.
제품은 고기배추와 갓김치 2종이다. 고기배추는 배추·양파·대파 등 생채소와 고기를 넣었고, 갓김치는 여수 돌산갓을 사용해 알싸하고 매콤한 맛을 살렸다.
전자레인지 조리에 맞춘 스팀락 포장 기술을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포장을 뜯지 않고 그대로 전자레인지에 넣어 조리한 뒤 제품이 담긴 트레이를 접시처럼 사용할 수 있다.
캠핑장 가운데 전자레인지나 공용 조리시설을 갖춘 곳이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별도 식기를 챙기지 않고 간식이나 간단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이다.
사조대림은 가을 캠핑 시즌을 겨냥해 대림선 캠핑어묵탕 플레이트에디션을 선보였다.
지난 9월 1일부터 롯데마트에서 1만개 한정으로 판매한 제품으로, 모양과 식감이 다른 8가지 어묵과 국물용 스프가 들어 있다. 물만 부어 끓이면 어묵탕을 만들 수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용기다. 스테인리스 304 재질의 냄비형 용기를 사용해 별도의 냄비를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가스버너 등 직화 열원과 인덕션에서 사용할 수 있고 세척한 뒤 캠핑용 냄비나 식기로 다시 쓸 수 있다.
식재료뿐 아니라 조리도구까지 줄이려는 캠핑족을 겨냥한 제품인 셈이다.
현대그린푸드는 공식 온라인몰 그리팅몰을 통해 캠핑과 피크닉 수요를 겨냥한 냉동 간편식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4월 내놓은 제품은 오리엔탈 치킨볼, 멕시칸 타코볼, 명란 김 그라탕, 미트볼 로제 파스타 등 4종이다. 모두 복잡한 조리 없이 데워 먹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실제 캠핑·피크닉 수요는 매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현대그린푸드에 따르면 지난 3월 그리팅몰 간편식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했다. 회사는 캠핑과 피크닉을 겨냥해 제품 종류를 늘린 것이 매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기나 국물 요리가 중심이던 캠핑 식단이 파스타와 그라탕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하림은 닭고기를 활용한 간편식으로 캠핑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하림은 지난 8월 직화 닭목살 매콤한 맛, 직화 무뼈닭발, 국물 직화 무뼈닭발 등 직화 닭요리 3종이 캠핑 등 야외활동용 먹거리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복잡한 재료 손질 없이 굽거나 끓이면 완성할 수 있어 캠핑장에서 술안주나 야식으로 활용하기 쉽다는 점을 앞세웠다.
이 밖에도 뼈를 제거해 한입 크기로 손질한 IFF 닭다리살과 춘천식 닭갈비 등 그릴이나 철판에 바로 올릴 수 있는 제품을 캠핑 메뉴로 제안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도 매장 밖에서 즐기는 간편식 시장을 넓히고 있다.
BBQ 오븐구이 닭다리살은 허브솔트와 자메이카 2종으로 판매되고 있다. 별도의 해동이나 복잡한 손질 없이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할 수 있고 그릴이나 프라이팬도 사용할 수 있어 캠핑 등 야외활동용 메뉴로 활용할 수 있다.
판매 채널도 넓어졌다. 온라인에서 판매하던 제품을 지난 8월 롯데마트로 확대했다. BBQ의 올해 상반기 HMR 유통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9.3% 늘었다.
업계가 캠핑 먹거리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캠핑장에서 직접 재료를 다듬고 여러 조리도구를 챙기는 대신, 짧은 시간에 완성하면서도 메뉴 선택지는 넓히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과거 캠핑 식탁이 삼겹살이나 라면처럼 굽고 끓이는 단순한 메뉴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칼국수와 우동, 만두, 닭요리, 파스타와 그라탕까지 선택지가 다양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캠핑에서 먹는 즐거움이 큰 만큼 야외에서도 다양한 메뉴를 간편하게 즐기려는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며 “조리 부담은 줄이고 맛과 메뉴 선택 폭을 넓힌 간편식 경쟁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