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집착을 다소 내려놓은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상을 수여하는 노르웨이에서는 그의 분노를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차원에서 그가 퇴임할 때까지 3년간 평화상 시상을 중단하자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오는 9일 저녁(한국시간)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노르웨이 현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상 불발에 따른 후폭풍을 우려하는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셰틸 트론볼 오슬로 뉴유니버시티칼리지 연구담당 부총장은 WP에 "그를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도록 퇴임 때까지 3년간 평화상 시상을 중단하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제안을 내놨다.
그는 평화상 위원회가 수상자 결정의 국제정치적 파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위험 분석과 사전 검증도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상 욕심을 줄인 듯하지만 자신이 상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완전히 접지 않고 있다.
그는 전날 백악관에서 "아마 어떤 대통령도 전쟁을 종결시킨 적은 없을 것"이라며 "나는 8개의 전쟁을 해결했고, 그것도 큰 전쟁들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자신에게 노벨평화상 메달을 선물한 사실을 거론하며 마차도가 "누구도 트럼프 대통령보다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를 향한 주변의 '노벨상 띄우기'도 계속되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미국과 중국이 인공지능(AI) 개발의 위험을 줄이는 데 합의한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동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막역한 관계인 잔니 인판티노 회장이 이끄는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해 평화상을 신설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첫 수상자로 선정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는 자선단체 세이브더칠드런과 러시아로 강제 이송된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귀환을 돕는 구호단체 '세이브 우크라이나' 설립자 미콜라 쿨레바, 내전과 기아를 겪고 있는 수단의 자원봉사 구호 네트워크 '긴급대응실'(ERR) 등이 거론된다.
이 밖에 교황 레오 14세, 언론인보호위원회(CPJ), 국제형사재판소(ICC)와 국제사법재판소(ICJ) 등도 거론되는데,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달가워하지 않을 만한 후보로 분류된다.
노벨평화상 후보 가운데에는 윤석열 정권의 12·3 비상계엄 사태를 극복한 대한민국 시민들이 포함된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김의영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세계정치학회(IPA) 전·현직 회장 등 일부 정치학자들이 지난 1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대한민국 '시민 전체'(Citizen Collective)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고 지난 2월 밝힌 바 있다.
노벨평화상을 주관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지난 4월 올해 노벨평화상에 287 후보가 추천됐으며 이 가운데 208명은 개인, 나머지 79개는 단체라고 발표했다. 노벨재단 정관에 따르면 노벨상 후보 명단과 추천자, 추천서 등 관련 자료 일체는 50년간 비공개가 원칙이다.
올해 노벨평화상은 한국시간으로 9일 오후 6시 발표되며 시상식은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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