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에서 2차대전 이후 81년 만에 사형수를 상대로 총살형이 집행될 예정인 가운데 미국 전쟁부(옛 국방부)가 이 과정을 실시간 생중계하기로 해 논란이 벌어질 조짐이다. 미군은 1960년대 초 성폭행범을 교수형에 처한 이후로는 60년 넘게 사형을 집행한 사례 자체가 없다.
8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전쟁부는 전직 미 육군 군의관(소령)인 니달 하산(56)에 대한 총살형 처형 장면이 생중계될 것이라고 밝혔다. 총살형은 오는 12월3일 텍사스주(州)의 미 육군 기지 ‘포트후드’(Fort Hood)에서 집행될 예정이다.
하산은 2009년 11월 포트후드 안에서 총기를 난사해 군인 등 13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이 확정된 뒤 현재까지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이슬람 신도인 하산은 군사 재판에서 “미군 장병들이 아프가니스탄으로 보내져 무슬림과 탈레반을 학살하는 것을 막고자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은 최근 방송에 출연해 “그 군인(하산)은 총살을 당함이 마땅하다”며 “사람들 모두 이를 지켜보며 경각심을 느낄 수 있도록 (집행 장면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재를 얻은 사안이냐’는 질문에 헤그세스는 “신경쓰지 말라”며 “우리는 12월3일에 그(하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숀 파넬 전쟁부 대변인은 “전쟁장관의 건의가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도 허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백악관은 ‘총살 분대’(firing squad)를 통한 하산의 사형 집행을 승인한 사실이 전해졌다. 이는 여러 명의 군인으로 구성된 분대가 일제히 사형수에게 총을 쏘는 방식이다. 정확히 누구 총에 맞아 절명했는지 알 수 없게 만들어 집행 참가자들의 ‘죄책감’을 덜어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법조인과 법학자들 사이에선 “사형 집행의 생중계 자체가 한 번도 없었던 일”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는 ‘투명성’ 보장 차원에서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지나치게 잔혹한 동영상 콘텐츠의 온라인 유통 금지 원칙과 충돌한다는 것이 그들의 견해다. 국제 인권단체에 따르면 지난 2025년 한 해 동안 공개 처형을 실시한 나라는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두 곳뿐이었다. 이런 최악의 인권 침해국들과 미국이 어깨를 하는 것에 대해 다수 미국인이 모욕감과 불괘감을 느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군이 사형수를 상대로 총살형을 집행한 것은 2차대전 말기인 1945년 1월이 마지막이다. 젊은 탈영병이 대상이었다. 군인의 사형 집행은 1961년 이후 전례가 없다. 오스트리아에 주둔하던 미군 병사가 11세 소녀를 성폭행했다가 붙잡혀 교수형에 처해졌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1953∼1961년 재임) 시절 사형이 확정됐고, 존 F 케네디 대통령(1961∼1963년 재임) 취임 후 집행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