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 다리 ‘꽉’, 대하 껍질 ‘와작’… 제철 별미 즐기다 치아 상할라

치아는 껍질 깨는 도구 아냐…깨진 치아 조각, 우유에 담가 치과로

꽃게찜과 대하 소금구이가 식탁을 풍성하게 하는 계절이다. 하지만 단단한 껍질을 이로 깨거나 껍질째 무리하게 씹는 습관은 치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주의할 것은 먹는 양보다 먹는 방식이다. 꽃게 다리를 깨물어 살을 꺼내거나 단단하게 구워진 새우 부위를 씹다가 치아가 깨지거나 금이 갈 수 있다. 미국치과의사협회도 딱딱한 물질을 씹는 행동이 치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꽃게찜. 게티이미지뱅크

◆치아를 껍질 깨는 도구로 쓰지 말아야

 

치아는 음식을 씹는 기관이지 단단한 껍질을 부수는 도구가 아니다. 게 껍질을 깨무는 순간 치아의 좁은 부위에 강한 힘이 집중되면 표면에 균열이 생기거나 일부가 떨어져 나갈 수 있다. 이미 미세한 금이 있거나 충치로 약해진 치아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날카롭게 부서진 껍질은 잇몸과 입안에도 상처를 낼 수 있다.

 

예방의 기본은 껍질을 제거하고 먹는 것이다. 꽃게 다리는 가위나 전용 도구로 잘라 살을 꺼내고, 대하의 머리와 꼬리 등 단단한 부분도 이로 부수지 않는다. 새우 껍질의 단단함은 조리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질기거나 단단한 부위는 손으로 벗겨 먹는 편이 안전하다. ‘이 정도는 깨물 수 있다’며 무리하게 힘을 주는 습관부터 피해야 한다.

 

충전물이나 크라운 등 치과 치료를 받은 사람도 자신의 치아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 나이가 들었다고 모두 치아가 약한 것은 아니지만, 오래 사용한 치아에는 마모나 균열이 있을 수 있다. 기존 균열과 큰 충전물, 이갈이 등은 치아 파절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평소 씹을 때 불편하거나 특정 치아가 시리다면 검진을 통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대하 소금구이. 게티이미지뱅크

◆아이에게는 살만 발라… 유치 손상도 방치 금물

 

어린아이에게는 보호자가 껍질과 단단한 조각을 충분히 제거한 뒤 살을 작게 나눠준다. 아이가 어른을 따라 게 다리를 깨물거나 새우 머리와 꼬리를 씹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 식사 뒤 입안에 남은 음식물도 부드럽게 제거한다.

 

유치는 곧 빠질 치아라는 이유로 손상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치아가 깨졌거나 흔들리고, 아이가 씹기를 피하거나 통증을 호소하면 치과에서 확인해야 한다. 사고로 유치가 통째로 빠졌다면 다시 끼워 넣지 말고 즉시 치과 진료를 받는다. 무리하게 재삽입하면 아래에서 자라는 영구치에 손상을 줄 수 있다.

 

◆깨물 때 찌릿하고 찬물에 시리면 균열 의심

 

치아 균열은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음식을 씹거나 깨문 힘을 뺄 때 통증이 생기고, 차갑거나 뜨거운 음식에 민감해지는 것이 대표적인 신호다. 통증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도 해 ‘잠깐 아팠으니 괜찮다’고 넘기기 쉽다. 하지만 균열이 깊어지면 치아 내부 조직까지 손상될 수 있으므로 증상이 반복되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먹다가 치아가 깨졌다면 즉시 씹기를 멈추고 미지근한 물로 입안을 부드럽게 헹군다. 깨진 조각을 찾았다면 우유에 담아 치과에 가져간다. 손상 상태에 따라 조각을 다시 붙이는 치료가 가능할 수 있다. 특히 아이에게는 조각을 입안에 물고 있게 하지 않는다.

 

진료 전까지는 손상된 쪽으로 씹지 말고 부드러운 음식을 먹는다. 통증이 없더라도 치과에서 손상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심한 통증이나 붓기가 있으면 신속히 진료를 받는다.

부천정플란트 정세환 대표원장

◆작은 파절은 수복… 깊은 손상은 신경치료 검토

 

치료는 손상 위치와 깊이에 따라 달라진다. 작은 파절은 날카로운 면을 다듬거나 레진으로 복원할 수 있다. 손상 범위가 크면 크라운으로 치아를 보호하고, 신경과 혈관이 있는 치수까지 손상됐다면 신경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치아를 살리기 어려울 정도로 깊게 갈라졌다면 발치를 검토한다. 금이 간 치아가 저절로 붙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평소에는 불소치약으로 하루 두 번 양치하고, 치실이나 치간 세정도구로 치아 사이를 관리한다. 음식물이 꼈다고 딱딱한 도구로 무리하게 파내지 않는다. 정기 검진으로 충치와 기존 수복물, 균열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부천정플란트 정세환 대표원장은 “제철 별미를 오래 즐기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치아의 힘을 시험하지 않고, 도구로 껍질을 벗긴 뒤 치아로 부드러운 살을 씹는 것”이라며 “평소 철저하게 치아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