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능력 안 되면서 큰 자리 요구, 급진개혁 내세워 내부공격”…작심 비판

이재명 대통령은 9일 “능력도 안 되면서 큰 자리를 요구하고 인사나 국가 정책까지 자기 뜻대로 하려다가 잘 안 되니 대의명분 삼아 급진개혁을 내세우며 내부 공격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정 인물이나 집단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범여권 내 검찰개혁 강경파를 향한 경고성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전후한 내부 분열 양상을 분석한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의 언론 기고문을 공유하며 이같이 적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조 전 교육감의 ‘혁명이 문턱에 와 있다고 믿는 순간, 장애물은 타방(他方)의 적만이 아니라 아방(我方)에서 걸음을 늦추는 사람이 된다’라는 부분을 인용해 엑스에 함께 적었다. 검찰개혁 강경파에서 최근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청장 후보자 인선 등을 두고 이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에 대해 의문을 품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힌다. 청와대의 공개 입장 표명에도 추미애 경기도지사,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 등은 비판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조 전 교육감이 “마침내 전도가 일어난다. 혁명을 위해 동지를 치는 것이 아니라, 동지를 치는 일 자체가 혁명이 돼버린다”며 “희생적 투쟁에 몸과 마음을 맡길 때 투사들은 순수 그 자체였지만, 혁명(자기희생적 운동)이 체제(권력)가 되는 순간 순수의 근저에 이익의 시선이 흘러들고 자기 정치와 자기 집단정치의 동학이 작동한다”고 적은 부분도 발췌해 엑스 본문에 함께 적었다.  

 

최근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 임명 절차 재개를 전후로 검찰개혁 강경파를 겨냥한 듯한 ‘엄중 경고’ 메시지를 잇따라 내고 있다. 지난 5일에는 “모든 공적 업무에서는 공사를 구별하고 사심을 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검찰개혁을 빙자해 사심으로 인사와 구체적 수사공소 업무까지 좌지우지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직격했다. “검찰개혁은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이지 특정 개인들의 정치적 유산을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이 엑스를 통해 고강도 비판 메시지를 연달아 내는 건 대통령의 인사권을 흔들려는 일부 세력에 더는 휘둘리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자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는 강경파에 계속 밀릴 경우 임기 2년차부터 국정 주도권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점도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이미 수사·기소 분리와 중수청·공소청 신설, 두 기관의 부처 분리 배치 등 검찰개혁 제도화가 상당 부분 이뤄졌음에도 성과가 여권 내부의 공방과 선명성 경쟁에 가려지고 있다는 불만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