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대미 전략투자 협상 과정에서 한국 국가정보원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는 의혹이 나오자 산업통상부와 국정원이 일제히 부인했다. 미국의 정보당국에 대한 불만이 통상 협상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관련 발언이 전달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9일 산업부는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대미 전략투자 협상 과정에서 러트닉 장관이 김정관 장관에게 국정원 관련 불신을 전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님을 명확히 밝힌다”고 밝혔다.
앞서 동아일보는 러트닉 장관이 최근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 협상 과정에서 김 장관에게 국정원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우려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국정원의 대중국 활동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으며, 관련 우려가 청와대에도 보고됐다는 내용이다. 러트닉 장관이 통상 협상 과정에서 정보기관 문제를 거론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한미 정보협력 문제가 경제·통상 현안으로 번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국정원도 이날 별도 입장을 내고 “러트닉 상무장관 발언과 관련한 어떠한 내용도 다른 부처나 기관으로부터 전달받은 바 없음을 명확히 밝힌다”고 밝혔다. 다만 국정원은 지난 6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한미일 실무그룹 회의에 참여하지 못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당시 한미 간 일부 오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국가 간 관계에서는 어느 나라건 국익의 차이로 종종 오해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수개월 전 일부 오해가 있었으나 이미 지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한미 정보당국 간 오해는 없으며 북한·사이버·기술유출·초국가범죄 등 각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이종석 국정원장과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의 국정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