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해 온 전국 교원들이 아동학대 관련 법률 개정과 교원의 정치기본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교총·교사노조·전교조 등 교원 3단체가 대규모 공동 집회를 개최한 것은 지난해 6월 제주 교사 추모 집회 이후 1년4개월 만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교원 3단체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교육활동 보장 법 개정 촉구 전국 교원 집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 94개 교원 단체·노조가 동참했으며, 주최 측 추산 2만여명의 교원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교사 100명 중 80명은 최근 1년 내 교권 침해를 경험하고, 81명은 매일 아동학대 피소 불안에 시달리며, 94명은 정당한 교육활동조차 주저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교권 5법 마련과 이재명 정부의 교권보호 대책이 발표됐지만, 현장은 달라진 게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이비행기 지적·쓰레기 줍기 지도했다고 아동학대 고소"
교원 3단체는 최근 현장에서 접수된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사례 50건을 공개했다. 수행평가 시간에 종이비행기를 접는 학생에게 주의를 줬다가 교사와 교장이 고소당한 사례, 급식실을 벗어나 교문 밖으로 뛰어나가는 학생의 팔을 붙잡았다고 신고당한 사례, 교실 쓰레기를 줍도록 지도하거나, 결석한 학생에게 등교를 독려했다가 아동학대로 고소·신고된 사례 등이다.
이들은 "아동학대 혐의가 없다는 결론이 나더라도 교사가 감당해야 하는 조사와 수사, 무너진 일상은 되돌리기 어렵다"며 "교사가 두려움 없이 가르치고 학생이 안전하게 배우는 학교는 교육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인 만큼, 정부와 국회는 학교의 특성을 반영한 판단 기준을 마련하고 아동복지법과 관련 법률을 즉각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지방교육재정 개편·유보통합·초등 3시 하교 폐지하라"
교원 단체들은 현장 의견 수렴 없이 추진되는 주요 교육정책에 대해서도 강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 개편 논란과 관련해 단체들은 "학생 수가 줄더라도 학교와 학급을 유지하고 특수교육과 기초학력 지원을 위한 재정은 필수적"이라며 내국세 20.79% 연동제 유지를 강조했다. 아울러 초등 저학년 오후 3시 하교제와 획일적인 유보통합 논의의 폐기, 검증되지 않은 서·논술형 평가 및 인공지능(AI) 채점 확대 중단도 촉구했다.
교원 3단체는 "전국 교원이 외친 요구가 법과 제도로 실현될 때까지 단결을 이어갈 것"이라며 "교원이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사회와 국민, 정부와 정치권의 협조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