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에서 공급된 매입임대주택 100채 중 반지하·쪽방 등에 사는 주거취약계층에 우선 공급된 주택은 6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공급량은 정부의 연간 목표를 넘어섰지만, 취약계층에 돌아간 물량은 적었던 것이다. 정부는 2022년 반지하 침수 참사 이후 취약계층 우선공급 비중을 30%로 높이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공급 비중은 오히려 낮아졌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에서 공급된 일반유형 매입임대주택은 916호로 연간 계획(760호)을 이미 넘어섰다.
그러나 주거취약계층에 우선 공급된 물량은 59호로 전체의 6%에 그쳤다. 윤석열정부 당시인 2023년 2월 반지하 침수 참사 후속 대책으로 제시한 우선공급 비중 3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서울의 일반유형 매입임대 공급 실적은 645호로 당초 계획(630호)을 웃돌았지만 취약계층 우선공급은 50호(8%)에 머물렀다. 2022년 29%였던 서울의 취약계층 우선공급 비중은 2023년 17%, 2024년 20%를 기록한 뒤 지난해 8%, 올해 6%까지 낮아졌다.
전국적으로도 매입임대의 취약계층 우선공급 실적은 감소했다. 2022년 전국 일반유형 매입임대 1만897호 가운데 취약계층에 우선 공급된 주택은 1959호(18%)였다. 지난해에는 전체 공급이 8592호로 줄어든 가운데 우선공급 물량도 1071호(12%)로 감소했다. 올해 8월까지 우선공급 실적은 705호로 전체 5442호의 13%에 그쳤다.
반면 전세임대는 취약계층 우선공급이 확대되는 추세다. 전국 전세임대 취약계층 우선공급은 2022년 4826호에서 지난해 1만481호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선공급 비중도 13%에서 32%로 높아졌다.
매입임대와 전세임대는 주택을 확보하는 방식이 다르다. 매입임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기존 주택을 직접 사들여 입주자에게 빌려주는 방식이고, 전세임대는 입주자가 살고 싶은 민간주택을 찾으면 LH 등이 집주인과 전세계약을 맺고 다시 저렴하게 빌려주는 방식이다.
주택이 공급되더라도 실제 입주로 이어지지 못하는 문제도 나타났다. 매입임대는 최종 선정 후 공급을 기다리는 예비자가 1만8325가구, 계약을 체결하고도 입주를 기다리는 가구가 4570가구로 집계됐다. 전세임대 역시 예비자 6만448가구와 계약 후 입주대기 가구가 3만3720가구에 달했다. 매입·전세임대를 합치면 최종 선정 후 공급을 기다리는 예비자만 7만8773가구다.
허 의원은 “반지하 참사 뒤 우선공급을 확대한 취지는 열악한 거처에 사는 국민을 더 빨리 안전한 집으로 옮기는 데 있다”며 “전세임대 방식을 적극 활용하되 매입임대가 필요한 계층과 입주 대기 가구까지 놓치지 않도록, 실제 주거상향 성과를 기준으로 공급체계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