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14일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달 7일 김 후보자를 제청한 지 한 달이 넘었으나 인선 논란이 길어지면서 중수청은 청장 없이 지난 2일 개청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등 여권 일각의 임명 반대와 이재명 대통령의 직접 반박이 이어진 가운데 범여권 내 이견은 중수청장 청문회를 앞두고도 계속되고 있다.
①‘강경파’ 추미애·김용민의 인선 반대
윤 장관의 김 후보자 제청 및 청와대의 국회 인사청문회 요청 방침 발표 뒤 추 지사가 김 후보자 이름을 직접 거론한 것은 지난달 16일이 처음이다. 이후 지난 8일까지 추 지사는 검찰개혁과 김 후보자를 직간접적으로 언급한 글을 페이스북에 총 9차례 올렸다.
추 지사는 첫 글에서 김 후보자를 히틀러 명령에 따른 아이히만에 빗대며 “한나 아렌트는 이를 ‘악의 평범성’이라고 질타했다”고,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후보자)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가 친윤(친윤석열) 검사라는 점에서 검찰개혁의 결과로 탄생한 중수청장의 초대 수장으로는 맞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이후로도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보낼지 고심하는 사이 추 지사는 “맛집이라 추천받아 찾아갔지만 아니었다”(지난 1일)거나 “저의 사람 보는 실력이 형편 없음을 고백하고 가슴을 친다”(지난 2일)며 김 후보자 철회를 요구했다. 그는 김 후보자가 ‘친윤(친윤석열)’ 검사인 데다, 자신이 법무부 장관일 당시 김 후보자를 검사장으로 승진시킨 사실이 그가 중수청장 적임자라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항변했다. 지난달 30일 이 대통령이 엑스(X)에 추 지사가 김 후보자를 검사장으로 승진시켰음을 언급하며 “이런 사람을 친윤 검사라는 이유로 비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는데 추 지사가 이에 답한 것이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도 김 후보자 인선에 거듭 반발했다. 추 지사의 ‘맛집 아니었다’는 글이 올라온 날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구 선생 묘를 찾은 사진을 게시하고 “김구 선생님, 검찰개혁도 이리 어려운데 독립운동은 어찌 하신 겁니까”라며 “개혁하는 자리에 개혁의 대상이 들어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법사위에서 윤 장관과 김 후보자 인선을 두고 충돌했다. 박 의원이 지난달 16일 “한동훈을 편들었던 김지용 검사를 국민주권정부 초대 중수청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검찰개혁 취지에 반하는 반개혁적 인사”라며 김 후보자 자진 사퇴나 지명 철회를 촉구하자 윤 장관은 “과도한 규정”이라고 답했다. 여기에 ‘검찰개혁론자’인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 역시 지난 6일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며 가세했다. 임 청장은 자신을 청문회 증인으로 불러달라기도 했다.
②‘폭풍 SNS’로 직접 반박한 李대통령
이 대통령도 연일 반박 메시지를 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순수한 급진성도 문제겠지만, 능력도 안 되면서 큰자리 요구하고 인사나 국가정책까지 자기 뜻대로 하려다가 잘 안 되니 대의명분 삼아 급진개혁을 내세우며 내부 공격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썼다.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의 기고문을 인용했는데 그중 ‘무엇이 동지를 적으로 바꾸었는가. 출발은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순수한 열망이었다. 비극은 그 열망이 절대가 되면서 시작됐다’는 부분은 글로도 옮겼다.
당초 김 후보자 제청 뒤 국회에 청문요청을 미뤘던 이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김 후보자에 대한 추가 검증을 지시했다. 그러나 장고 끝에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한 뒤에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김 후보자가 친윤이냐 여부의 판정에는 여러 긍부정 요인이 있다”고 친윤 검사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지난 5일에는 “검찰개혁은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이지 특정 개인의 정치적 유산을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만에 하나라도 검찰개혁을 빙자해 사심으로 인사와 구체적 수사 공소 업무까지 좌지우지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라 했다. 또 같은 날 “이 정부는 수사·기소를 중수청과 공소청으로 분리하되, 법무부와 행정안전부에 따로 배속시키는 것으로 한 걸음 더 나갔다”는 글도 게시했다.
③당 지도부는 진화 나서…“청문회의 시간”
이 대통령이 직접 반박에 나서는 사이 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상대적으로 발언을 자제했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다양한 의견의 시간은 지나고 중수청장 인사청문회의 시간이 왔다”며 “다양한 의견을 인사청문회 위원에게 전하고 당은 인사청문회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 지사와 김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는 발언도 일부 있었다. 김 대표는 지난 6일 민주당 유튜브의 ‘민티07’에 출연해 “민생개혁에 집중해야 될 시점에 과하게 어떤 요구나 주장으로 과거처럼 전체 개혁의 진영과 대열과 전선과 대통령의 리더십 자체에 훼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면 그 부분은 당에서 조금 제어를 할 때도 됐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에 대해서는 지난달 22일 민티07 방송 중 ‘김 의원을 법사위에서 사보임하라’는 댓글에 “여러 가지 방법 중에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 외에는 대외적으로는 추가 발언이 없었다. 이날 방송에서 김 대표는 “여당 국회의원 정도 되면 어떤 방식으로든 의사 표현을 전달할 수 있다”며 “그런 것을 거치지 않고 바로 대외적으로 표명되면 그건 야당과 뭐가 다르겠냐”고 비판의 뜻을 에둘러 표했다.
김 후보자 임명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14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청문회를 거쳐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임명하더라도 범여권 내 이견까지 해소될지는 미지수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이날 엑스 글에 “총체적으로 김 후보자를 흔드는 게 자기 지분 요구와 인사 욕심이 근간이란 말을 하고 싶은 것 같다”며 “내부 진영의 혼란이 마무리돼야 답보 상태인 지지율도 반등할 수 있어 대통령도 답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