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골프장 ‘곡소리’ 나는 이유…‘사치성 재산’ 세금 폭탄 던진 정부 [권준영의 머니볼]

회원제 골프장 세금 5970억원…2015년 5689억원·2023년 6929억원
회원제 골프장 이용객 개별소비세 3311억원…사업자 세금과 별도
공정시장가액비율 70%→100% 땐 재산세 42.9% 상승 추산
부채비율 2332%에서 189%로 하락…대중형 평균 자본금은 85.2% 많아
재산세율 회원제 4%·대중형 0.2~0.4%…최대 20배 격차
[권준영의 머니볼]은 스포츠를 경기장 안의 스코어만으로 읽지 않는다. 선수와 팬, 기업과 자본, 기술과 시장이 얽혀 움직이는 스포츠 산업의 흐름을 데이터와 수치로 들여다본다. IT·인공지능(AI) 융합부터 스포츠 금융, 생활체육, 시니어 스포츠까지 전통적인 스포츠의 경계를 넘어 커지는 새로운 시장을 좇는다. 숫자에 담긴 돈의 흐름을 따라 스포츠 산업의 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읽고, 그 변화가 만들어갈 스포츠의 ‘다음’을 짚는다.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회원제 골프장에 적용되는 높은 재산세율을 둘러싸고 과세 체계를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간 세금 부담이 6000억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정부가 토지 공정시장가액비율까지 높이는 방안을 발표하면서다. 과거 회원 모집을 통한 자금 조달의 이점이 약해진 만큼 현행 세율이 적정한지 재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다.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과세 체계를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회원제 골프장이 상당한 세금을 부담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재산세 과세 기준 인상안까지 시행되면 세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회원 모집을 통한 자금 조달의 이점이 약해진 만큼 현행 세율의 적정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10일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에 따르면 회원제 골프장의 2025년 세금 부담액은 재산세 2300억원, 부가가치세 2712억원, 법인세 958억원 등 총 5970억원으로 추산됐다. 18홀 기준으로 환산하면 골프장 한 곳당 연간 약 31억원이다. 이는 연구소가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산출한 추정치다.

 

연도별 세금 부담액은 2015년 5689억원에서 2017년 5300억원, 2019년 5238억원으로 줄었다가 2021년 6347억원, 2023년 6929억원으로 늘었다. 이후 2025년에는 2년 전보다 959억원(13.8%) 감소했다. 세목별로는 재산세가 2015년 2914억원에서 2025년 2300억원으로 줄었고, 법인세는 386억원에서 958억원으로 약 2.5배 증가했다. 부가가치세도 같은 기간 2388억원에서 2712억원으로 늘었다.

 

세율 차이는 뚜렷하다. 지방세법상 회원제 골프장의 토지 재산세율은 과세표준의 4%다. 일반세율 0.2~0.4%를 적용받는 대중형 골프장보다 최대 20배 높다. 건축물 재산세율도 회원제는 4%, 대중형은 0.25%다. 취득세율은 각각 10%와 2%로 차이가 난다.

 

골프장 이용객이 부담하는 개별소비세는 사업자 세금과 별도다. 연구소는 2025년 회원제 골프장 이용객의 개별소비세 납부액을 3311억원으로 추산했다. 이 금액은 골프장 사업자가 부담하는 재산세·부가가치세·법인세 합계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연구소는 이용객의 세 부담이 회원제 골프장의 가격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8월 26일 회원제 골프장 등 사치성 재산의 토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70%에서 100%로 높이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개별공시지가가 365억원을 넘는 일부 사례에서 비회원제 골프장의 보유세 부담이 회원제보다 커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는 점을 조정 필요성으로 제시했다.

 

연구소는 인상안이 시행되면 회원제 골프장의 재산세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70%에 재산세율 4%를 적용하면 공시지가 대비 재산세 산출 비율은 2.8%다. 비율이 100%로 높아지면 4%가 돼 재산세가 42.9% 증가한다. 지방교육세를 포함한 실효 부담률도 3.36%에서 4.8%로 상승한다. 연구소는 18홀 회원제 골프장의 재산세가 2024년 12억4000만원에서 2027년 17억7000만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법 개정 여부도 쟁점이다. 현행 지방세법 제110조는 토지·건축물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시가표준액의 50~90% 범위에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구소는 100% 적용을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회원제 골프장의 부채비율은 장기적으로 낮아졌다. 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12년 2332%에서 2014년 1021%, 2020년 292%를 거쳐 2025년 189%로 하락했다. 대중형 골프장 역시 같은 기간 317%에서 91%로 낮아졌다. 연구소가 제시한 건전성 참고 기준은 산업은행 250% 이하, 금융감독원 200% 이하로, 회원제 골프장의 평균 부채비율은 두 기준 안에 들어왔다.

 

자본금은 대중형 골프장이 더 많았다. 골프장 운영만 하는 사업자를 기준으로 2025년 말 평균 자본금은 회원제 100억9300만원, 대중형 186억9700만원이었다. 대중형이 회원제보다 85.2% 많았다. 회원제 골프장의 평균 자본금은 2020년 말보다 20.3% 증가했지만, 두 유형 간 차이는 여전했다.

 

시장 구성도 바뀌었다. 2012년 말 회원제 골프장은 228곳으로 대중형 210곳보다 많았지만, 2013년 이후 대중형 골프장 수가 회원제를 앞질렀다. 2025년 말 회원제 골프장은 153곳으로 전체 564곳의 27.1%를 차지했다. 연구소는 회원권 시장의 변화와 중과세 부담 등이 회원제 골프장 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회원제 골프장은 과거 건설 공정률이 30%를 넘으면 회원을 모집해 건설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연구소는 2010년대 중반 이후 회원 모집의 이점이 약해졌다고 봤다. 회원권 모집을 통한 자금 조달 여건이 달라진 만큼, 당시 제도를 바탕으로 형성된 과세 체계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연구소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일률적으로 높이기보다 회원제 골프장의 재산세율을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행 4%에서 3%로 낮춘 뒤 2%까지 조정하자는 것이다. 대중형 골프장에 적용되는 세제 혜택이 당초 정책 목적에 맞게 운영되는지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회원제 골프장은 중과세율을 부과받지만 회원모집 혜택이 있었다. 그런데 2010년대 중반 이후 회원모집 혜택이 희석된 회원제 골프장에 대해 징벌적인 재산세를 부과하는 것이 맞는지 재고해봐야 한다”며 “정부는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징벌적인 재산세율을 점진적으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