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에 잠자리에 든다면 오후 1시 12분 전에 커피를 마치는 것이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카페인 107㎎ 섭취를 기준으로 통계 모델이 추정한 시각이다. 실제 참가자들이 해당 시각에 커피를 마시고 수면 변화를 측정한 결과와는 차이가 있다. 후속 임상시험에서는 카페인 섭취량에 따라 수면에 미치는 영향이 달랐다. 카페인 100㎎은 취침 4시간 전에 섭취해도 수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
반면 400㎎은 취침 12시간 전에 섭취해도 깊은 잠이 20분 넘게 줄었다. 커피를 언제까지 마셔도 되는지는 섭취 시각뿐 아니라 카페인 양에 따라서도 달라진다는 의미다.
◆커피 마감 오후 1시 12분…통계 모델의 추정치
호주가톨릭대 연구진은 2023년 국제학술지 '수면의학 리뷰(Sleep Medicine Reviews)'에 카페인과 수면에 관한 메타분석을 발표했다.
대조군이 있는 연구 24편을 분석한 결과, 카페인 섭취 후 총수면시간은 평균 45분 줄었다.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9분 늘었고, 깊은 잠(N3·N4)은 11.4분 감소했다.
연구진은 카페인 섭취량과 시각에 따른 총수면시간 변화를 통계 모델로 분석했다. 그 결과 카페인 107㎎이 들어 있는 커피 250㎖는 취침 최소 8.8시간 전, 카페인 217.5㎎이 든 운동 전 보충제는 최소 13.2시간 전에 섭취하도록 권고했다.
밤 10시에 잔다면 각각 오후 1시 12분과 오전 8시 48분에 해당한다. 수면시간 감소를 피하기 위해 통계 모델로 추정한 시각으로, 개인마다 카페인 반감기가 크게 달라 실제 커피를 마셔도 되는 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
◆100㎎은 4시간 전에도 차이 없어…400㎎은 12시간 전에도 영향
같은 연구진이 진행한 후속 임상시험은 2024년 10월 온라인에 공개됐다. 2025년 4월 국제학술지 '슬립(Sleep)'에 실렸다.
연구 대상은 평소 하루 카페인 섭취량이 300㎎ 미만인 건강한 남성 23명이다. 평균 나이는 25.3세였다.
참가자들은 카페인 100㎎ 또는 400㎎을 취침 12시간, 8시간, 4시간 전에 캡슐로 복용했다. 위약을 포함한 7개 조건을 반복했고, 각 조건 사이에는 48시간을 뒀다.
수면은 집에서 간이 수면다원검사 장비와 수면일지로 측정했다. 100㎎을 섭취했을 때는 취침 4시간 전을 포함한 모든 조건에서 위약과 비교해 객관적·주관적 수면 지표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400㎎은 달랐다. 취침 12시간 전에 섭취하면 깊은 잠(N3)이 위약보다 20.6분 줄었다. 지속적인 수면에 들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15.3분 늘었다.
밤 10시에 자는 사람이 오전 10시에 카페인 400㎎을 섭취한 상황에 해당한다. 취침 8시간 전에는 잠든 뒤 깨어 있는 시간이 29.1분 늘었고, 4시간 전에는 총수면시간이 50.6분 줄었다.
8시간 전과 12시간 전의 총수면시간 감소 추정치는 각각 28.7분, 30.0분이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깊은 잠 줄었는데 본인은 수면의 질 차이 못 느껴
주목할 부분은 참가자들이 느낀 수면 상태다. 400㎎을 취침 12시간 전에 섭취한 경우 깊은 잠은 줄었지만, 본인이 평가한 수면의 질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수면의 질 평가가 유의하게 나빠진 것은 400㎎을 취침 4시간 전에 섭취했을 때뿐이다. 실제 수면의 변화와 본인의 느낌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에는 한계도 있다. 참가자가 23명으로 적고 모두 18~40세 남성이었다. 40세 초과 성인이나 여성에게 같은 결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실험에서는 카페인 400㎎을 정해진 시각에 한 번에 복용했다. 참가자들은 이와 별개로 기상 후 1시간 이내에 평소 섭취하던 카페인 양을 캡슐로 복용했다. 하루 동안 커피를 여러 잔 나눠 마시는 생활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150㎎…브루드 커피는 260㎎
스타벅스 코리아 공식 영양정보에 따르면 톨 사이즈(355㎖) 카페 아메리카노의 카페인 함량은 150㎎이다.
2023년 메타분석에서 기준으로 삼은 107㎎보다 약 40% 많다. 따뜻한 브루드 커피 톨 사이즈는 260㎎이다. 아이스 브루드 커피는 140㎎으로 차이가 있다. 후속 임상시험에서 사용한 400㎎은 톨 아메리카노 약 2.7잔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카페인 400㎎을 한 번에 투여했다. 아메리카노 2~3잔을 하루 동안 나눠 마신 경우에도 같은 수면 변화가 나타난다고 볼 근거는 부족하다.
두 연구 모두 카페인 150㎎을 섭취했을 때 수면에 영향을 주지 않는 마감 시각을 직접 확인하지 않았다. 107㎎을 기준으로 계산한 취침 8.8시간 전이라는 추정치를 150㎎에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시한 성인의 하루 카페인 최대섭취권고량은 400㎎이다. 이는 하루 섭취량을 관리하기 위한 기준으로, 권고량 이내로 마셔도 수면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디카페인 커피에도 카페인이 남아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디카페인 커피 약 237㎖에는 보통 2~15㎎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커피를 끊어야 하는 시각은 사람마다 다르다. 한 잔에 든 카페인 함량은 제품에 따라 다르고, 같은 양을 마셔도 수면에 미치는 영향에는 개인차가 있다. 마시는 시각뿐 아니라 한 번에 섭취하는 양과 하루 총섭취량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