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갈랐더니 치즈가 쭉…300만마리 팔리자 경쟁사도 속을 채웠다

치킨 한 조각을 반으로 가르면 닭고기 사이에서 모차렐라 치즈가 길게 늘어난다.

 

멕시카나 제공

한때 치킨에 치즈를 더하는 방법은 가루를 뿌리거나 소스를 찍어 먹는 정도였다. 이제는 닭고기 안에 치즈를 넣고, 소비자가 여러 소스를 골라 찍어 먹는 메뉴까지 등장했다. 포화 상태에 가까워진 치킨 시장에서 업체들이 맛뿐 아니라 먹는 방식 자체를 차별화하고 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멕시카나가 2024년 10월 출시한 치필링은 최근 누적 판매량 300만마리를 넘어섰다.

 

치필링은 닭고기 안에 100% 자연산 모차렐라 치즈를 넣은 제품이다. 기존처럼 치킨 위에 치즈 소스나 시즈닝을 얹는 대신 치킨을 베어 물었을 때 안에서 치즈가 늘어나도록 만든 게 특징이다.

 

판매 속도도 빨랐다. 출시 약 두 달 만인 2024년 12월 누적 판매량이 25만개를 넘어섰고, 2025년 5월에는 100만마리를 돌파했다. 약 1년4개월 사이 판매량이 다시 200만마리 늘어난 셈이다.

 

제품도 하나에서 끝나지 않았다. 멕시카나는 지난해 3월 매콤한 케이준 스타일의 치필링HOT을 추가했고 치필링과 치필링HOT을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반반 메뉴도 내놨다. 현재 치필링 주문에는 올리브랜치링, 핫파이어살사링, 딥치즈링 등 세 종류 소스가 제공된다. 소비자가 같은 치킨을 서로 다른 맛으로 조합해 먹도록 한 것이다.

 

눈에 띄는 점은 이후 다른 치킨 브랜드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제품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자담치킨은 2025년 4월 치즈핑치킨을 출시했다. 닭고기 속에 통모차렐라 치즈를 넣고 겉에는 별 모양 크럼블을 입힌 제품이다. 맵슐랭소스와 허니머스터드소스도 함께 제공한다. 멕시카나 치필링이 나온 지 약 6개월 뒤다.

 

두 제품의 세부 조리법이나 맛은 다르지만 닭고기 안에 모차렐라 치즈를 넣어 자르면 치즈가 늘어나는 모습을 강조한다는 점은 닮았다.

 

치즈를 단순히 맛을 내는 재료로 쓰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제품을 자르거나 베어 물었을 때 보이는 장면까지 상품의 일부로 만든 셈이다. 자담치킨 역시 치즈핑치킨 광고에서 제품의 비주얼과 먹는 재미를 전면에 내세웠다.

 

치즈 치킨 시장에서 먼저 대형 히트작을 만든 곳은 bhc다.

 

2014년 출시된 뿌링클은 후라이드치킨에 치즈·양파·마늘 시즈닝을 입히고 요거트와 치즈를 섞은 전용 소스를 찍어 먹는 제품이다. 지난해 4월 누적 판매량 1억3000만개를 넘어섰고, 올해 6월 기준으로는 1억5000만마리를 돌파했다.

 

bhc는 이 성공 방식을 다른 맛으로 넓히고 있다.

 

지난 7월 선보인 커링클은 커리와 크림 풍미를 넣은 시즈닝 치킨에 허니버터요거트 소스를 곁들였다. 출시 일주일 만에 15만마리, 한 달 만에 75만개가 팔렸다. 출시 한 달 동안 bhc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하며 뿌링클과 콰삭킹에 이어 매출 3위 메뉴에 올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바삭한 식감 자체를 상품으로 만든 메뉴도 있다. bhc 콰삭킹은 튀김옷에 크럼블을 입혀 바삭함을 강조한 제품으로 출시 1년5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넘어섰다. 후속 제품 콰삭톡은 소비자가 시즈닝을 직접 골라 뿌려 먹도록 했다.

 

치킨 신제품 경쟁의 기준이 양념 맛 하나에서 벗어나고 있는 셈이다. 시즈닝을 뿌리고, 별도 소스를 찍고, 원하는 맛을 직접 조합하거나 치킨을 갈랐을 때 치즈가 늘어나는 장면까지 제품 경쟁력이 됐다.

 

각사가 공개하는 누적 판매량은 제품별 판매 단위와 집계 기간이 달라 숫자를 그대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것은 장수 메뉴가 많은 치킨 시장에서도 새로운 조리법과 먹는 방식을 앞세운 제품이 잇따라 판매 기록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