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과 감미료를 뺀 과일탄산주부터 공주산 밤을 활용한 디저트, 한 장 무게를 76% 늘린 슬라이스 치즈까지 유통업계가 가을을 맞아 신제품 경쟁에 나섰다.
건강을 고려해 당류를 줄인 제품과 제철 농산물을 활용한 디저트가 동시에 등장했다. 카페업계에서는 볶은 찻잎으로 만든 호지차와 유명 초콜릿 브랜드를 활용한 음료가 출시됐고, 외식업체들은 기존 메뉴를 활용한 도시락과 시즈닝으로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 연세유업, 대상, 켈로그, 남양유업 등 식품기업과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이달 들어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롯데칠성음료는 과일탄산주 브랜드 순하리진의 신제품 '순하리 청레몬진 무가당'을 출시했다.
제주 한림에서 재배한 국산 레몬 품종 '제라몬'을 사용한 제품으로, 설탕과 감미료를 모두 넣지 않았다. 통과일을 동결 침출하는 방식으로 과일의 향과 맛을 살렸다. 알코올 도수는 4.5도이며 500㎖ 캔으로 판매된다.
순하리진은 2021년 5월 출시 이후 연평균 34%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약 17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 162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롯데칠성음료는 기존 레몬진과 자몽진에 유자진, 상그리아진 등을 추가하며 과일탄산주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켈로그는 '프로틴 그래놀라 제로슈거 다크초코'를 선보였다. 지난해 출시한 프로틴 그래놀라 제로슈거 제품에 다크초코 맛을 추가한 제품이다.
설탕 대신 알룰로스와 스테비아를 사용하고 팔라티노스를 적용했다. 다크초코 통밀 플레이크와 그래놀라에 검은약콩, 호박씨, 귀리·호밀·통밀 등 곡물을 배합했다. 당류 섭취를 줄이면서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챙기려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남양유업은 슬라이스 치즈의 두께와 중량을 늘린 '입안가득 체다치즈'를 출시했다.
한 장 중량은 30g으로 자사 기존 17g 제품보다 약 76% 늘었다. 체다치즈 함량은 80%다. 샌드위치와 브런치에 활용하거나 치즈만 따로 먹을 수 있도록 개발했다.
국내 치즈 시장도 성장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치즈 시장 규모는 4305억원으로, 이 가운데 체다치즈 시장은 932억원을 차지했다. 남양유업은 신제품을 도매와 온라인 유통채널에서 먼저 판매한 뒤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으로 판매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연세유업은 충남 공주시와 협업해 지역 특산물인 밤을 활용한 '공주의 밤' 디저트 2종을 선보였다.
신제품은 '연세우유 공주의 밤 생크림빵'과 '연세우유 공주의 밤 롤케익'이다. 생크림빵은 밤 생크림과 밤 커스터드를 조합했고, 롤케이크는 초콜릿 시트에 밤 크림을 넣었다.
공주시는 연간 약 7000t의 밤을 생산하는 국내 주요 밤 산지다. 연세유업이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디저트를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품 이름과 포장에는 지역명 '공주'와 동화 속 '공주'의 의미를 함께 담았다. 생크림빵에는 25종의 아트카드 가운데 한 장이 무작위로 들어간다.
생크림빵은 지난 8일부터 전국 CU 편의점에서 판매 중이며, 롤케이크는 오는 20일 출시될 예정이다.
대상의 김치 브랜드 종가는 별미김치 신제품 '볶음깍두기'를 출시했다.
잘 익은 깍두기를 볶아 새콤달콤한 맛과 아삭한 식감을 살린 제품이다. 무와 고춧가루, 대파, 마늘 등 국내산 농산물을 사용하고 들기름을 더했다.
한 번에 먹기 편한 80g 소용량으로 구성했고 실온 보관도 가능하다. 밥반찬은 물론 깍두기볶음밥과 주먹밥, 유부초밥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대상은 1인 가구와 직장인 등을 겨냥해 편의점과 온라인 유통채널로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하겐다즈는 가을·겨울 한정 아이스크림 '홀리데이 에디션' 4종을 출시했다.
'카라멜 와플'은 카라멜 아이스크림에 초콜릿으로 코팅한 와플 조각을 넣었으며 파인트와 미니컵으로 판매한다. '카페모카'는 커피 아이스크림에 카라멜 조각과 솔티드 초콜릿을 조합했다.
'라즈베리&쿠키' 스틱바는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코코아 쿠키, 라즈베리 소스를 활용했다. 신제품은 편의점과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에서 판매한다.
카페업계에서는 차와 초콜릿을 활용한 신제품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빽다방은 '호지차라떼', '우리쌀라떼', '토피넛라떼' 등 가을 시즌 음료 3종을 출시했다.
호지차라떼는 찻잎을 볶아 만든 호지차에 우유를 더한 메뉴다. 우리쌀라떼는 쌀의 담백한 맛을, 토피넛라떼는 견과류와 캐러멜의 풍미를 살렸다.
빽다방은 지난 9월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 엄보람 바리스타와 협업한 '챔피언스 블랙벨벳 라떼'도 출시했다. 가을을 맞아 커피 외에 차와 곡물을 활용한 라떼 메뉴를 늘리는 모습이다.
이디야커피는 롯데웰푸드의 '가나초콜릿'과 손잡고 겨울 시즌 음료 2종을 출시했다.
'가나 시그니처 초콜릿'은 가나초콜릿의 진한 맛에 이디야의 시그니처 밀크를 조합했다. '가나 초코 크림 오트'는 오트음료에 초코 크림과 초콜릿칩을 더했다.
두 제품은 지난 8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이디야커피는 소비자에게 익숙한 초콜릿 브랜드를 음료에 활용해 겨울철 디저트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할리스는 커피와 함께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려는 소비자를 겨냥해 베이글 신제품 3종을 내놨다.
'통밀 베이글', '치즈 베이글', '바질 베이글'로 구성됐으며 반죽을 12시간 저온 숙성하고 굽기 전 끓는 물에 데치는 공정을 적용했다.
할리스는 지난달 프렌치토스트와 연유브레드를 출시한 데 이어 베이글을 추가하며 식사 대용 베이커리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음료와 베이글을 함께 구매하면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외식 프랜차이즈들도 기존 인기 메뉴를 활용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KFC는 치킨과 감자튀김 등에 뿌려 먹을 수 있는 시즈닝 2종 '커넬 오리지널'과 '트러플 치르르'를 출시했다.
커넬 오리지널은 창립자 커넬 샌더스의 이름에서 착안한 제품이다. 트러플 치르르는 과거 한정 메뉴로 선보였던 트러플 치르르의 맛을 시즈닝으로 재구성했다.
KFC는 오는 19일까지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시즈닝을 1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선착순 한정 쿠폰 행사도 진행한다.
엠에프지코리아가 운영하는 매드포갈릭은 파스타와 스테이크 등을 도시락으로 구성한 '매드 런치박스' 3종을 출시했다.
'클래식 라구 파스타 박스'는 1만4900원, '크리스피 치킨 스테이크 박스'는 1만7900원, '머시룸 함박 스테이크 박스'는 1만9900원이다.
모든 도시락은 주문 후 조리하며 식전빵인 매드깜빠뉴와 갈릭버터, 생수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매드포갈릭은 직장인 점심 식사와 기업 회의, 단체 행사 수요를 겨냥해 판매 매장을 13곳으로 확대했다. 30개 이상 단체 주문은 최소 1~3일 전 예약해야 한다.
업계의 신제품은 소비 목적에 따라 뚜렷하게 나뉜다. 기업들이 같은 가을 시즌에도 서로 다른 소비 수요를 겨냥하고 있는 셈이다. 신제품 경쟁이 실제 판매 확대로 이어질지는 소비자 반응과 재구매 실적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