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각이 작품에 대한 비판적 평가를 넘어 출연 배우들의 개인적인 계약 정보 공개 파문으로 옮겨붙고 있다. 여당 의원이 주연 배우들의 흥행 수익 분배(러닝개런티) 조건을 직접 들춰내며 사과를 압박하자, 야권과 문화계는 정상적인 산업 관행을 억지 프레임으로 왜곡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사태의 불씨는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자신의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출연진의 구체적인 인센티브 내역을 공개하면서 지펴졌다. 주 의원은 주연을 맡은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등의 수익 배분 비율을 적시하며, 이들이 역사적 비극을 상업적 이익의 도구로 악용하면서 사과를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더해 정부 모태펀드의 출자 결정 배경까지 문제 삼으며 상영 중단과 OTT 퇴출, 관련자들의 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공세를 두고 정치권과 영화계 내부에서는 심각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입장 발표를 통해 “손익분기점 달성 이후 성과를 나누는 러닝개런티는 국내외 영상 산업에서 오랜 기간 정착된 지극히 정상적인 계약 방식”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국회의원이라는 지위를 활용해 개별 예술인의 민감한 영업 정보를 대중에 노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을 표적 공격하는 행태는 심각한 권력 남용이라고 꼬집었다.
정치적 공방이 과열되면서 해당 배우들의 자택 인근에서 규탄 시위가 열리고 공식 행사와 영화제 일정이 차질을 빚는 등 실질적인 피해도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역시 국회에 출석해 모태펀드 투자는 운용사가 자체적인 수익성과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내리는 결정이라며 정권 차원의 개입 가능성에 선을 그은 바 있다.
작품의 해석을 둘러싼 정당한 비판의 범주를 넘어, 영화인 개개인의 신상과 산업적 관행까지 정치적 타격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현실에 대해 문화예술계 전반의 경계감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