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천장이 내려앉았어"…긴박했던 대구 붕괴사고 순간 [사건수첩]

"어르신들 놀란 표정으로 계단 내려와"
2층 '떴다방' 형태 홍보관 천장 붕괴
당국, 건물 노후화 및 시공 부실 조사

“순식간에 천장이 내려앉아 정신이 없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어.”

 

10일 오전 대구 북구 관음동의 한 4층 상가 건물 2층에서 발생한 천장 붕괴 사고 현장에 있었던 80대 A씨는 사고 순간을 떠올리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10일 오전 10시16분쯤 대구 북구 한 상가건물 천장 마감재가 무너지며 수십명의 경상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났다. 사진은 사고 현장. 대구=연합

이날 사고가 발생한 2층 공간은 외관상 당구장 간판이 붙어 있었으나, 해당 당구장은 이미 폐업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시에는 이 공간을 임대해 노인들을 모아놓고 주방용품 등을 판매∙홍보하는 일명 ‘떴다방’ 형태의 홍보관이 운영 중이었다.

 

행사가 한창 진행되던 중 천장 마감재(텍스)를 지정하는 클립이 일시에 빠지면서 천장 전체가 우르르 무너져 내렸다. 천장이 무너질 조짐을 보이자 현장에 있던 노인들은 서둘러 건물 밖으로 대피를 시작했다. 다행히 떨어진 텍스가 내부 의자와 책상 사이에 걸치면서 대피 공간이 확보돼 매몰되거나 중상을 입은 피해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한 시민은 “어르신들이 모두 놀란 표정으로 우르르 쏟아져 2층 건물 계단을 내려왔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일부 노인들은 대피하는 과정에서 머리에 천장 마감재를 맞거나 구조물에 긁히는 등 부상을 호소하기도 했다.

10일 오전 10시 16분께 대구 북구 관음동의 한 상가 2층 천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현장 브리핑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이번 사고로 행사장에 있던 66명이 긴급 대피했으며, 이 중 38명이 경상을 입고 9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사고가 난 2층 내부는 천장 마감재가 통째로 떨어져 나가면서 어지럽게 흐트러진 아수라장이었다. 철골과 석고보드 등 건축 자재들이 바닥과 집기 주변에 무더기로 쌓여 있었고, 마감재가 뜯겨 나간 천장에는 회색 콘크리트 골조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해당 건물은 1994년에 지어진 지상 4층 규모의 노후 건축물로, 1층에서 영업하던 식자재마트도 지난달 말부터 문을 닫고 영업을 중단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 등 관계 당국은 현장을 보존하고 합동 감식 일정을 조율하는 등 건물 노후화 및 시공 부실 여부를 포함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