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육상 스타 킬리 호지킨슨이 파격적인 디자인의 경기복을 선택한 배경을 공개했다.
몸에 밀착되는 검은색 전신 슈트에 등이 드러나는 디자인으로 화제를 모은 그는 과거 올림픽 스타의 경기복에서 영감을 얻었다면서도, 자신만의 스타일과 편안함을 중요하게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스타에 따르면 호지킨슨은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열린 여자 육상 대회 애슬로스(Athlos) 800m 경기에 나이키가 제작한 검은색 전신 경기복을 입고 출전해 우승했다. 몸에 밀착되는 디자인과 등이 드러나는 형태가 눈길을 끌면서 영화 속 캐릭터 ‘캣우먼’을 연상시킨다는 반응도 나왔다.
호지킨슨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여자 400m 금메달리스트인 호주 육상 선수 캐시 프리먼의 경기복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프리먼의 경기를 직접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당시 사진과 영상을 접했다며, 과거의 스타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경기복을 고를 때는 기능뿐 아니라 디자인도 고려했다. 호지킨슨은 편안하면서도 세련되고 매력적인 느낌을 원했다며 등이 트인 디자인 덕분에 시원했고, 실제로 아무것도 입지 않은 것처럼 가볍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경기복 제작 과정에서 끝까지 양보하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공기저항을 줄이려면 머리카락을 감싸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에도 머리카락을 밖으로 드러내는 디자인을 고수한 것이다. 호지킨슨은 머리카락을 밖으로 내놓으면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이 부분만큼은 포기할 수 없었다며 보기 좋은 모습이어야 기분도 좋아진다고 밝혔다.
코치인 트레버 페인터와 제니 메도스도 경기복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메도스는 처음에는 입으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지만, 페인터는 캣우먼을 연상시킨다며 한번 입어보라고 권했다고 회상했다.
메도스는 나이키가 경기복 제작 과정에서 코치들의 의견을 존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외형 자체가 아니라 실제 경기력이라며, 경기복이 더 빠르게 달리는 데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단순히 눈길을 끄는 데 그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지킨슨은 해당 슈트를 입었을 때 가볍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호지킨슨은 20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경기복을 착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영국 올림픽 대표팀이 아디다스와 후원 계약을 맺고 있어 이번 나이키 슈트를 그대로 착용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