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서울 캠퍼스 흉기 피습 뒤 영국행 비행기 탔지만…추격 9일 만에 런던서 덜미

피습 직후 사라진 30대 영국인, 인천공항 벗어났지만 인터폴 공조망은 뚫지 못했다
연합뉴스

 

대낮 서울의 한 대학교 캠퍼스에서 비명이 울려 퍼졌다.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50분쯤, 30대 영국인 남성 A씨가 평소 알고 지내던 20대 여성 B씨의 목을 흉기로 겨눈 순간이었다. 찰나의 순간 B씨가 몸을 피해 다행히 경상에 그쳤지만, 피를 흘린 피해자를 뒤로한 채 A씨는 망설임 없이 현장을 빠져나갔다.

 

그의 발걸음은 인천국제공항으로 직행했다. 수사기관의 공식 체포영장과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지기 전, 본국으로 향하는 항공기에 몸을 실은 것이다. 국경을 넘으면 완전한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국경을 넘는 순간 보이지 않는 추격전이 본격화됐다. 한국 경찰청은 피의자의 국외 도주 사실을 파악하자마자 인터폴 최고 수위 조치인 적색수배를 긴급 발부했다. 전 세계 회원국 사법망에 피의자의 신원과 인상착의가 전파됐고, 인터폴 국제 공조 네트워크를 통해 피의자가 영국 영토에 발을 디딘 사실이 실시간으로 확인됐다.

 

도주의 끝은 런던 현지에서 찾아왔다. 영국에 파견된 한국 경찰주재관과 영국 국가범죄인인도 전담대(NEU) 수사관들이 피의자의 예상 이동 경로와 은신처를 좁혀 들어갔다. 해외로 도주한 지 단 9일 만인 지난 8일, 현지 수사관들이 A씨의 은신처를 급습하면서 그의 도주극은 마침표를 찍었다.

 

A씨의 신병을 확보한 한국 경찰청은 “법무부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범죄인 인도 방식을 통한 피의자의 국내 송환을 신속히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범죄인 인도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피의자는 한국으로 압송돼 범행 동기와 흉기 소지 경위 등에 대한 본격적인 사법 조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