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과 여행을 즐기는 중장년층이 늘면서 식품·제약업계의 관절 건강기능식품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올해 들어 풀무원헬스케어와 유한양행, 대원제약, 동원F&B 등이 잇따라 콘드로이친황산염 1200mg을 앞세운 제품을 내놓으면서다.
단순히 관절에 좋다는 이미지를 강조하던 과거 제품과 달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기능성을 인정한 개별인정형 원료와 하루 섭취량, 섭취 편의성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헬스케어는 최근 액상형 건강기능식품 ‘관절엔 콘드로이친 1200 퀵샷’을 출시했다. 한 병에 돼지 연골 유래 콘드로이친황산염 1200mg을 담아 하루 한 병으로 1일 섭취량을 채울 수 있도록 설계했다.
관절과 연골뿐 아니라 일상 활동에 필요한 다른 기능성 원료도 함께 넣었다. 한 병에 마그네슘 94.5mg과 칼슘 210mg, 히알루론산 120mg을 담아 신경·근육 기능과 뼈 건강, 피부 보습까지 한 번에 관리하는 ‘4중 케어’를 내세웠다.
섭취 방식은 물 없이 바로 마실 수 있는 액상형이다. 여러 정을 삼키는 데 부담을 느끼는 중장년층을 겨냥하면서 출근이나 여행 때 간편하게 챙길 수 있도록 휴대성도 높였다.
풀무원보다 먼저 액상형 시장에 들어온 곳은 유한양행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9월 1일 ‘유한콘드로이친1200’을 출시했다. 식약처로부터 관절·연골 건강 기능성을 인정받은 개별인정형 콘드로이친황산염 1200mg을 하루 한 포에 담았다. 10g 액상 스틱 형태로, 쌍화·영지 농축액을 넣어 한방 음료에 가까운 맛을 구현했다. 히알루론산과 보스웰리아 추출물, 생선 콜라겐 등도 부원료로 넣었다.
유한양행에 따르면 무릎 관절 통증이 있는 성인 150명을 대상으로 90일 동안 진행한 인체적용시험에서는 섭취 30일 시점부터 관절 통증과 뻣뻣함, 보행 기능 관련 지표가 위약군보다 개선됐다. 회사는 시험제품과 관련된 이상사례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제 형태 제품 경쟁도 만만치 않다.
대원제약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대원헬스는 지난 3월 ‘콘드로이친 킹 1200’을 선보였다. 하루 두 정으로 콘드로이친황산염 1200mg을 섭취하도록 만든 제품이다. 순도 90% 이상의 원료를 사용했으며 PTP 개별 포장과 은지봉투를 적용해 보관 편의성을 높였다.
대원제약은 40~75세 성인 남녀 137명을 대상으로 90일간 진행된 인체적용시험에서 WOMAC 관절 통증·뻣뻣함 점수와 관절 기능 평가 지수, 20m 보행 시간 등에서 개선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동원F&B도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GNC를 통해 같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동원F&B는 3월 ‘GNC 관절·연골 콘드로이친 1200’을 출시했다. 덴마크산 콘드로이친황산염을 사용하고 하루 두 정을 섭취하도록 설계했다. 비타민D3와 망간을 주원료로 더하고 상어연골분말과 초록입홍합분말 등도 부원료로 넣었다.
식품·제약업계가 관절 건강 시장에 잇따라 뛰어드는 배경에는 인구 구조 변화가 있다.
LG경영연구원은 액티브 시니어 성향이 두드러지는 연령대를 55~69세로 분류했다. 통계청 인구 추계를 토대로 보면 이 연령대는 2029년 전체 인구의 24.7%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과거 고령층과 달리 운동과 여행, 문화생활에 적극적으로 돈을 쓰는 소비층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건강기능식품 시장 자체도 이미 6조원에 육박한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2025년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5조9626억원으로 집계됐고, 최근 1년간 건강기능식품 구매 경험이 있는 가구 비중은 83.6%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았다.
콘드로이친 제품도 빠르게 늘고 있다. 대전충남소비자연맹이 지난해 시중 제품을 구입해 실시한 시험·평가에는 GNM자연의품격, JW중외제약, 뉴트리원, 대상웰라이프, 종근당, 종근당건강, 한미양행 등 7개 브랜드 제품이 포함됐다. 기존 건강기능식품 업체에 이어 올해 제약사와 식품 대기업까지 개별인정형 콘드로이친황산염 제품을 확대하면서 경쟁 범위가 더 넓어진 셈이다.
다만 제품명에 ‘콘드로이친’이 들어간다고 모두 같은 제품은 아니다. 기존 제품 가운데는 고시형 원료인 ‘뮤코다당·단백’을 사용한 제품도 있고, 최근 출시 제품처럼 개별인정형 ‘콘드로이친황산염’을 주원료로 내세운 제품도 있다. 소비자는 제품 앞면 문구만 보기보다 건강기능식품 표시와 기능성 원료명, 하루 섭취량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관절 건강 제품 경쟁이 원료 함량을 넘어 제형과 복합 기능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나온 제품만 봐도 하루 1200mg이라는 숫자는 비슷하지만 풀무원과 유한양행은 액상형, 대원제약과 동원F&B는 정제형을 택했다. 칼슘·마그네슘, 비타민D, 히알루론산 등 함께 담는 성분도 달라지고 있다.
관절 건강 제품이 ‘아픈 뒤 먹는 시니어 제품’에서 운동과 여행을 계속하기 위해 미리 챙기는 일상 건강관리 제품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액티브 시니어를 잡기 위한 식품·제약업계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