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까, 살까, 증여할까?”…전문가 “똘똘한 한 채, 더 강해질 수 있다” [잘살아보세]

“세금 오른다고 집부터 팔지 마라”…1주택자 매도 신중
장특공제 개편 앞두고 매도?…세금 영향부터 계산해야
전월세 부담에 ‘생존 매수’…서울 진입 땐 상품성 따져야

서울 아파트값이 87주 연속 오르며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부동산원의 ‘10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2% 올랐다.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이어진 상승세로, 문재인정부 시기의 최장 상승 기록을 넘어섰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내려다 본 아파트 단지. 뉴시스

 

반면 강남구와 서초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9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정부의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세금 부담을 우려한 강남3구에서는 매물이 늘고 가격이 하락하는 등 서울 아파트 시장의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무주택자는 더 늦기 전에 집을 사야 할지 고민이다. 1주택자는 상급지 갈아타기를, 다주택자는 보유 주택 정리와 증여를 저울질한다. 세제개편의 불확실성에 대출 규제, 전월세 부담까지 겹치면서 어느 쪽도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부동산 세금 콘텐츠 크리에이터 제네시스 박으로 활동 중인 박민수 더스마트컴퍼니 대표는 “집을 가지고 있다면 함부로 팔아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서둘러 매도하기보다 보유 주택의 가치와 향후 세 부담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무주택자에게는 집을 사지 않았을 때의 전월세 비용과 실제 매수에 필요한 자금, 주택의 상품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유튜브 <잘살아보세>에서는 박 대표와 세제개편 이후 1주택자의 대응 전략부터 상급지 갈아타기, 다주택자의 증여 전략과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대책까지 짚어봤다. 다음은 인터뷰 영상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재구성한 내용이다.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뉴시스

 

―세제개편을 앞두고 집을 가진 사람은 팔아야 하나

 

“집을 가지고 있다면 함부로 팔아서는 안 된다. 우선 지금 가진 주택이 아주 좋지 않은 집이 아니라면 앞으로 가격이 오를 여지가 있다. 그런데 한 번 팔고 나면 비슷한 수준의 주택을 다시 사기가 쉽지 않다. 대출을 받기도 어렵고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거래 자체도 까다롭다. 반대로 현재 가지고 있는 집이 많이 아쉽고 상승 동력이 약하다고 판단한다면 과감하게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다. 세법에는 일시적 2주택 비과세 제도가 있어 신규 주택을 먼저 사고 일정 기간 안에 기존 주택을 처분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기존 집이 원하는 시점에 팔린다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갈아타기를 한다면 기존 주택을 먼저 처분하고, 필요하면 단기 임대로 거주하면서 새집을 찾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세법상 가능한 것과 실제 시장에서 안전하게 거래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앞으로 국회에서 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내용이 달라질 수도 있고, 이후 시행령이 어떻게 정비되는지도 봐야 한다. 아직 결정되지도 않은 세금 부담을 걱정해 급하게 집을 내놓기보다 제도가 어떻게 확정되는지 확인하고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집값이 많이 올랐다. 1주택자의 상급지 갈아타기는 여전히 유효한가

 

“갈아타기는 언제든 유효하다. 다만 지금은 난도가 너무 높아졌다. 기준은 결국 본인만 알 수 있다. 현재 집을 팔고 세금과 대출을 정리한 뒤 남는 돈에 현금성 자산과 추가 대출을 더했을 때 지금보다 유의미하게 좋은 집으로 갈 수 있다면 굳이 미룰 이유가 없다. 반대로 집을 팔아도 비슷한 수준의 주택으로 옮기는 ‘옆그레이드’에 그친다면 움직일 필요가 없다. 특히 세금이 오를 것 같다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아무 대책 없이 집부터 파는 것은 가장 피해야 할 선택이다. 현실적으로 1주택자가 갈아타려면 기존 주택을 먼저 처분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자금 대부분이 현재 집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그 사이 단기 임대나 월세에 거주해야 할 수도 있어 쉬운 결정은 아니다. 기존 집을 먼저 팔기 어렵다면 조합원 입주권 같은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재개발·재건축은 이미 완성된 아파트를 사는 것과 접근법이 완전히 다르다.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여러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처음 집을 마련하는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지난달 18일 서울 강남구민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개편안 구민 설명회. 뉴시스

 

―내 집은 전세를 주고 다른 곳에 사는 전략, 앞으로는 불리해질까?

 

“그건 사람마다 다르다. 비거주에 따른 세금이 조금 늘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임대를 끝내고 내 집에 들어가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거주했을 때 줄어드는 세금과 이사 비용, 임대를 계속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수익을 함께 계산해야 한다. 오히려 앞으로는 전세보다 반전세나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늘어날 수 있다. 전세보증금이 계속 오르면 나중에 집주인이 직접 들어갈 때 돌려줘야 할 보증금도 커지기 때문이다. 보증금을 계속 높이기보다는 일부를 월세로 전환해 현금흐름을 만드는 방식이다. 보유세가 조금 더 나오더라도 월세 수익으로 이를 감당할 수 있다면 굳이 당장 실거주로 전환할 필요는 없다. 결국 ‘비거주하면 무조건 불리하다’고 생각하기보다 자신이 부담해야 할 세금과 임대수익을 직접 비교해봐야 한다.”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바뀐다는데 지금부터 매도를 고민해야 하나

 

“우선 자신이 실제로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의 영향을 받는 사람인지부터 계산해야 한다. 가장 많이 헷갈리는 부분이 집값이 오른 금액과 장기보유특별공제 금액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억원에 산 집이 30억원이 됐다면 양도차익은 20억원이다. 여기에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이 50%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공제금액은 10억원이다. 한도를 판단할 때 보는 것은 양도차익 20억원이 아니라 이 공제금액이다. 집값이 20억원 올랐다고 해서 곧바로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에 걸리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 한도의 영향을 크게 받는 사람은 양도차익이 상당히 크고 오랜 기간 거주한 고가주택 보유자에 집중될 수 있다. 그러니 세제개편 소식만 듣고 ‘지금 당장 팔아야 한다’며 겁먹을 필요는 없다. 취득가격과 예상 양도가격,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을 놓고 자신에게 실제로 어떤 영향이 있는지부터 계산해야 한다. 매도 시점 역시 세금만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해당 지역의 시장 흐름과 앞으로의 가격까지 함께 봐야 한다.”

 

서울 고가 아파트 밀집지역. 뉴시스

 

―‘똘똘한 한 채’ 전략은 앞으로도 통할까?

 

“오히려 더 강해질 수 있다. ‘똘똘한 한 채’ 선호가 본격적으로 강해진 계기 가운데 하나가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중과였다. 여러 채를 보유할수록 취득세와 보유세 부담이 커지니 추가로 집을 사기 어려워지고, 기존 주택도 정리하게 됐다. 예를 들어 서울과 경기, 지방에 각각 주택이 있다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지는 지방 주택부터 처분하게 된다. 보유 부담이 더 커지면 경기 주택도 팔고, 결국 서울 주택까지 정리한 뒤 가장 좋은 지역의 한 채로 갈아타려는 선택이 나올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원하는 서울 중심지역의 새 아파트 공급은 충분하지 않다. 수요가 선호지역의 한정된 주택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거주 중심으로 세제를 바꾸는 방향이 오히려 좋은 입지의 한 채에 수요를 더 집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다주택자가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해 주택 수를 줄이는 전략은?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해 주택 수를 줄이는 것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부모가 서울과 경기 지역에 각각 한 채를 가지고 있고 현재 경기 주택에 거주한다고 해보자. 서울 집의 임대차계약이 끝나면 세입자가 나간 뒤 부모가 서울 집으로 들어가 살고, 기존에 살던 경기 주택은 자녀에게 증여하는 식으로 자산 구조를 바꿀 수 있다. 그러면 부모는 서울의 한 채에 실거주하고 자녀는 경기 주택을 보유하는 형태가 된다. 일반 증여라면 증여받은 뒤 해당 주택을 임대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부담부증여나 저가 양수도처럼 거래 방식이 달라지면 따져봐야 할 조건도 달라진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주택 수를 줄이는 데서 끝내지 않는 것이다. 부모가 어느 집에 거주할지, 자녀에게 어떤 주택을 넘길지, 이후 자산을 어떻게 이전할지까지 함께 계획해야 한다.”

 

서울 시내 강북 아파트 모습. 뉴시스

 

―무주택자는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할까?

 

“일종의 ‘생존 매수’라고 생각한다. 주식은 시장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면 아예 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주거는 다르다. 집을 사지 않더라도 어디선가는 살아야 하고 전세나 월세를 선택해야 한다.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해 매수를 미뤘더라도 월세가 계속 오르면 결국 주거비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면 ‘이 정도 월세를 낼 바에는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수요가 생긴다. 예를 들어 월세로 매달 300만원을 내야 하는데 주택담보대출 원리금도 비슷한 수준이라면 매수를 고민하는 사람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물론 앞으로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매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집을 사지 않았을 때의 전월세 비용까지 함께 계산해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하려면 어느 정도 예산이 필요하고, 어떤 지역을 살펴봐야 할까

 

“서울 외곽까지 놓고 보면 노원구 일부 지역의 경우 6억~7억원 정도가 하나의 진입선으로 보인다. 10억원 이하 아파트를 찾는다면 노원·성북·은평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다만 가격만 보고 선택하면 안 된다. 같은 금액으로 서울에 들어가려다 보면 주택 면적이 상당히 작아질 수 있다. 최소한 20평대 정도는 돼야 실수요층이 비교적 넓은데, 10평대 소형 주택은 수요 자체가 제한적일 수 있다. 결국 작은 집이라도 서울에 들어갈 것인지, 같은 예산으로 조금 더 외곽으로 나가 면적과 주거환경을 확보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단순히 ‘서울이냐 아니냐’보다 실제로 내가 살 수 있는 주택의 상품성을 함께 봐야 한다. 자금 계획도 집값에 딱 맞춰 세워서는 안 된다. 주택을 취득하면 취득세뿐 아니라 중개보수 등 여러 부대비용이 들어간다. 매매가격과 별도로 세금과 거래비용을 충당할 여유자금까지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