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역대급 성과급 잔치 소비 효과 제한적”

국회예산정책처 2027년 경제전망

2027년 민간소비 증가율 2% 전망
2026년 연간 전망치보다 0.3%P 감소

반도체 호황 일부 고소득층 집중
성과급은 소비보다 저축 이어져
중간 소득계층 구매력 되레 약화

대·중소기업 간 생산격차도 확대
소비도 ‘K자형 양극화’ 고착 우려

반도체 초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 등을 대상으로 고액의 성과급 지급이 예상되지만 이 같은 소득 증가가 민간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득 개선세가 일부 고소득층 등 특정 계층에 집중된 데다 일회성 소득 증가의 경우 당기 소비보다는 저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아울러 반도체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의 제조업 생산이 최근 뒷걸음질하는 등 대·중소기업 격차가 확산하고 있는 점도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1일 국회예산정책처는 ‘2027년 NABO 경제전망: 2026∼2030’ 보고서에서 내년 민간소비가 2.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연간 전망치(2.3%)보다 증가율을 0.3%포인트 낮춰 잡았다. 예정처는 일단 반도체 제조업 매출의 증가로 특정 산업군의 소득 개선과 주택 가격 등 자산 가치 상승은 내년도 민간소비의 상방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 등을 대상으로 고액의 성과급 지급이 예상되지만 이 같은 소득 증가가 민간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소득 개선세가 산업·소득분위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점은 한계라고 설명했다. 실제 소득분위별 실질 처분가능소득 추이를 보면 올해 1분기 최상위 분위(월 700만원 이상 가구)를 제외한 모든 소득분위에서 실질 처분가능소득이 감소했다. 즉 고소득층의 소득 증가로 전체 평균은 늘었지만, 중간 소득계층의 구매력은 오히려 약화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산업별로도 호황을 맞은 반도체 관련 제조업과 금융·보험업의 임금 증가율은 높았지만 다른 산업의 임금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해 상반기 사용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431만8000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1%(13만1000원) 증가했다. 이 중 반도체 제조업이 포함된 전자·통신업 임금총액은 23.1% 늘어난 943만4000원이었는데, 성과급 등이 포함된 특별급여는 66.0% 급증했다. 예정처는 “최근 소득 증가는 일부 계층에 집중된 것으로 향후 소비 증가폭은 소득 증가폭에 비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최근 임금 상승이 정액급여보다 상여금·성과급 등 특별급여 증가에 따른 것이란 점도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경제학의 ‘항상소득가설’에 따르면 가계는 현재의 소득 자체보다는 전 생애에 걸쳐 기대되는 소득을 바탕으로 소비를 결정한다. 즉 향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소득 증가는 소비를 상대적으로 크게 늘리는 반면 일회성 소득 증가는 남은 생애에 걸쳐 분산되기 때문에 당기 소비 증가 효과는 작고 상당 부분 저축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국내 선행연구에 따르면 일시적 소득의 한계소비성향은 0.15 내외로 추정된다. 일시적으로 100만원의 소득이 발생하면 이 중 15만원만 소비한다는 의미다. 이에 반해 항상소득의 한계소비성향은 0.23으로 추정됐다. 예정처는 아울러 통화당국의 금리 인상이 누적된 가계 부채의 이자부담을 높여 소비 증가폭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생산격차가 커지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8월 대기업 생산지수는 작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 생산지수는 0.8% 감소했다. 1∼8월 기준 대기업 생산지수는 2024년부터 3년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2023년부터 4년째 내림세를 기록 중이다.

예정처는 “중기적으로 반도체 등 첨단산업 중심의 기업 실적 개선이 소득 증가세를 이끌고, 이는 가계소비 증가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이러한 산업 편중 구조가 지속될 경우 산업별·소득계층별 소득 격차가 구조적으로 고착되면서 소비 역시 이른바 ‘K자형 양극화’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