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중수청 ‘개문발차’ 열흘… 인력난에 수사혼선 ‘첩첩산중’

미제사건 18만건… 검사 부족 비상
중수청, 킥스 없어 사건 수기로 배당
수사 이첩기준·조사 시설도 미비

출범 열흘을 넘긴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여전히 새 형사사법제도 안착 과정에 각종 혼선을 이어가고 있다. 인력 보충을 비롯해 시설확보, 수사 세부사항 마련 등 과제가 산적해 두 기관이 제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2일 출범한 공소청과 중수청은 각각 검사와 수사관 정원을 채우지 못한 상태다. 공소청은 수사 인력을 감축한다는 법무부 방침에 따라 검사는 정원 2292명의 80∼85%(약 1900명)로 출범하고, 수사관 인력은 2986명 중 68.6%에 해당하는 2048명을 줄였다. 중수청의 경우 출범 직전까지 2차례 임용 절차를 진행했지만 수사관 정원 2874명 가운데 66.1%인 1900명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11일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 본청 모습. 뉴스1

부족한 인력에 비해 업무는 산적한 상태다. 새 형사사법제도 시행 직전 기존 검찰에 적체된 미제사건은 18만6307건으로 집계됐다. 검찰청 폐지 직전 검사 이탈과 내부 혼란 등으로 미제사건이 16만4822건이었던 8월 말보다 한 달 만에 2만1485건(13%) 증가하기도 했다.



중수청은 개청 첫날 30건 이상의 고소·고발 건이 접수됐으나 자체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도 없어 고소·고발장 접수부터 사건 배당까지 수기로 이뤄지고 있다. 중수청은 12월 초 자체 킥스가 개통되기 전까진 경찰 킥스를 활용할 방침이다. 본청의 한 수사관은 “인프라 미비로 할 수 있는 게 마땅히 없고 업무도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고 전했다.

수사를 위한 세부 수사 절차를 마련해야 하는 것도 숙제다. 중수청은 ‘조인트스템 허가 반려’ 관련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대한 직무유기 혐의 고발 사건을 서울중수청 반부패1과에, 한 중소기업 대표가 자신의 기술 약탈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며 전·현직 검사 45명을 법왜곡죄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반부패수사국으로 배당했다. 다만 각 수사기관 간 수사권한 및 이첩 기준을 비롯해 각 사건의 압수물·디지털 증거의 인계 절차 등 세부사항이 명확하지 않아 본격 수사에 나서더라도 수사 지연 및 혼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중수청이 제대로 된 시설을 확보하지 못한 점도 걸림돌이다. 내부 사무실 공사도 마무리되지 않아 피의자를 조사하기 위한 영상녹화조사실 등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다. 자체 수용 시설도 없어 인근 경찰서 유치장과 교정시설을 빌려 쓸 계획이다. 서울중수청이 인천·강원·경기 북부까지 담당하는 등 각 청의 관할 지역도 넓어 장거리 호송에도 대비해야 한다.

중수청은 ‘1호 사건’을 개시하기 전 사건 처리와 조직 운영 등에 관해 자체 매뉴얼을 준비 중이다. 서울중수청은 금융권 인공지능(AI) 해킹 사태 등이 중수청 수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내란 사건의 후속 수사를 맡을 운영 체제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수청 내에 내란 특별수사본부 형태의 수사기구가 설치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