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려고 뛰었는데 심정지”…심장 전문의가 경고한 러닝 중 위험 신호 [의사소통]

러닝 열풍 속 젊은 심혈관 환자 주의
무리한 고강도 러닝, 심장·혈관에 부담
“기록보다 몸의 이상신호 유심히 살펴야”

달리기 3개월 차인 초보 러너 김모(36)씨는 최근 러닝 도중 갑자기 어지럼증을 느끼더니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김씨는 다행히 신속한 응급처치와 스텐트 삽입 시술을 받은 끝에 무사히 회복됐다.

 

최근 러닝 도중 심혈관 문제로 응급실에 이송되는 젊은 환자들이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게티이미지뱅크

 

김씨는 “한 30분 정도 뛰고 있었는데 어지럽다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며 “그 뒤로 심장질환이 무서워 절대로 오버페이스는 안 한다”고 말했다.

 

선선한 가을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마라톤 대회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 시작한 달리기가 오히려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주기도 한다. 특히 평소 건강에 자신 있는 젊은층일수록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를 가볍게 여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종영 한림대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세계일보 유튜브 <의사소통>에서 “자신에게 맞는 적정 강도로 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유튜브 화면 캡처

 

이종영 한림대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세계일보 유튜브 <의사소통>에서 “최근 러닝하다가 쓰러져 병원에 실려 온 환자 대부분이 20~30대였다”며 “몸에 이상이 없다고 생각해 무작정 달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젊다는 이유만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겉으로는 건강해 보여도 실제 검사에서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거나 염증,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 여러 위험 요인이 확인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록 단축에 집착해 무리하게 운동 강도를 높이면 심장과 혈관에 큰 부담을 준다. 고강도 운동을 무리하게 반복할 경우 심장이 과도한 부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크기가 커지거나 두꺼워질 수 있다. 이러한 변화가 병적으로 진행되면 심장 기능 저하나 심부전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이 교수는 “과도한 운동 자극이 반복되면 혈관의 탄력을 유지하는 조직이 손상돼 혈관이 딱딱해질 수 있다”며 “동맥경화, 혈관박리 같은 혈관질환 위험성이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러닝하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등 심혈관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이 운동 효과만 믿고 질환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도 위험하다. 이 교수는 “러닝은 최고의 운동 중 하나지만 모든 사람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운동과 함께 평소 건강관리도 병행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적정 강도로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적정 운동 강도로 ‘중강도’를 제시했다. 운동 중 땀이 조금 나고 숨이 약간 차지만 무리 없이 지속할 수 있는 정도다. 일반적으로 대화는 가능하나 노래를 부르기는 어려운 수준이 중강도 운동에 해당한다.

 

그러나 평소와 같은 속도로 달리는데도 유난히 숨이 차거나 다리가 잘 움직이지 않는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무리하지 말고 운동을 멈춰야 한다. 맥박이 평소보다 지나치게 빠르거나 느린 경우에도 몸 상태를 살펴야 한다. 특히 가슴 통증이나 심한 호흡곤란, 실신할 듯한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러닝하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러닝을 시작하기 전 자신의 건강 상태를 미리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심혈관 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건강검진에서 위험 요인이 발견됐다면 운동 강도를 높이기 전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필요에 따라 심장초음파나 운동부하검사 등을 통해 심장 구조와 기능, 운동 중 혈압·맥박 변화와 부정맥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러닝 초보자라면 처음부터 5㎞, 10㎞ 완주에 도전하기보다 걷기와 가벼운 달리기를 병행하며 운동량을 서서히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교수는 “건강하고 오래 살기 위해 시작한 러닝이 오히려 몸에 스트레스가 되고 심장과 혈관 건강에 독이 돼서는 안 된다”며 “기록이나 경쟁에 집착하기보다 자신의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에 귀 기울이며 무리하지 않고 안전하게 운동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러닝이 심장에 미치는 영향과 심혈관 질환 위험 신호, 안전한 운동 강도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세계일보 유튜브 <의사소통>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