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따라 급여 올랐는데 세 부담은 더 커져···문진석, ‘유리지갑 방어법’ 발의

세율 최저구간 ‘1600만원 이하’로 넓히고
‘10억원 초과’ 신설해 초고소득층 세율 ↑
서민·중산층에 적용되는 세율은 ‘현실화’
“과세표준 구간 물가연동제 도입도 논의”

물가상승으로 명목임금이 올랐을 뿐 실질소득은 늘지 않았는데도 세 부담이 늘어나는 일을 막기 위한 세제 개편 작업이 국회에서 추진된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문진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1일 이러한 내용의 소득세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과세표준 하위 구간을 상향 조정하고 해당 구간의 세율을 인하하는 데 더해, 10억원 초과 최고구간을 신설하는 것이 골자다.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 연합뉴스

현행법은 종합소득 과세표준 구간에 따라 6∼45%까지 초과누진세율을 적용한다. 과세표준 구간은 한 번 설정되면 법 개정 등이 없는 한 유지된다. 그런데 실질소득이 늘지 않아도 물가상승에 따라 명목임금이 오르니 직장인들이 억울하게 상위 세율구간으로 밀려 올라가는 ‘브래킷 크립’ 현상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실제 ‘5000만∼8800만원’ 구간은 2008년 도입 이래 18년째 한 번도 조정되지 않았다. 그 사이 노동자 1인당 평균 총급여는 2015년 3720만원에서 2024년 4900만원으로 31.7% 올랐다. 이에 따라 평균 결정세액도 190만원에서 340만원으로 78.9% 상승했다. 같은 기간 1인당 실질 개인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20.1%에 그쳤다. 문 의원은 “살림살이는 20% 나아졌는데 세금은 79% 늘어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문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최저구간을 ‘1400만원 이하’에서 ‘1600만원 이하’로 넓혀 세율을 6%에서 3%로 낮췄다. ‘5000만원 이하’ 구간은 15%에서 10%로, ‘8000만원 이하’ 구간은 24%에서 19%로 조정했다. 아울러 ‘1억6000만원 이하’ 구간은 35%에서 30%로 내렸다. 반면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구간은 42%에서 45%로 상향 조정하고, ‘1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48%를 적용했다. 서민·중산층에 적용하는 세율을 현실화하고, 초고소득층 세율은 높인 것이다.

 

개정안 시행 시 과세표준 5000만원인 납세자의 산출세액은 624만원에서 388만원으로 236만원(37.8%) 줄고, 1억원은 1956만원에서 1558만원으로 398만원(20.3%)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10억원은 3억8406만원에서 3억9728만원으로 1322만원 늘어나게 된다.

 

문 의원은 “물가가 올라 월급이 조금 오른 것뿐인데 부자가 됐다고 보고 세금을 더 걷어갔다”며 “국회가 의결한 적 없는 증세가 18년째 자동으로 이뤄져 온 것”이라고 했다. 이어 “월급쟁이 유리지갑에 떠넘긴 부담을 되돌리고, 그만큼 담세 능력이 큰 초고소득층이 나눠서 지도록 하는 것이 조세정의”라며 “과세표준 구간의 물가연동제 도입도 함께 논의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