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의 출산·육아휴직이나 육아기 단축근로로 늘어난 업무를 넘겨받은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아무런 금전적 보상 없이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업무 공백 부담을 덜기 위해 마련한 지원금 제도는 현장 활용률이 10%대 초반에 머물며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모부성 보호제도 사용 시 동료 부담’ 설문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7.8%가 동료의 출산·육아휴직이나 육아기 단축근로로 업무량이 늘어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기업들이 인력 충원이나 업무 재조정 없이 휴직으로 발생한 공백을 기존 노동자들에게 그대로 떠넘겨 온 관행이 수치로 확인된 것으로 풀이된다.
◆ 늘어난 업무는 남은 자 몫... 70.5%는 ‘무보수’ 대행
문제는 늘어난 노동 강도에 걸맞은 대가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동료 업무를 대신 수행했다고 응답한 478명 가운데 별도 수당 등 보상을 받은 사람은 29.5%에 불과했다. 나머지 70.5%는 아무런 대가 없이 동료의 빈자리를 메운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장 규모에 따른 양극화도 두드러졌다. 노동조합원이거나 30인 이상 사업장 소속일수록 보상을 받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업무 대행 보상을 받은 비율이 10명 중 2명 수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 정부 지원금 인지도 ‘미미’... 실제 활용 사업장은 12.4%뿐
정부가 업무 공백 부담 완화를 위해 시행 중인 ‘업무분담 지원금’ 제도는 현장에서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육아휴직 업무분담 지원금’을 인지하고 있는 응답자는 37.0%에 머물렀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업무분담 지원금’(29.5%)과 ‘배우자 출산휴가 분담금’(29.7%)을 안다고 답한 비율은 30%를 밑돌았다.
사업장 내 실제 적용 실적은 더욱 저조했다. 제도가 사내에 적극적으로 안내되고 실제로 쓰이고 있다는 응답은 12.4%에 그쳤다. 응답자의 46.4%는 “안내는 되지만 실제로는 활용되지 않는다”고 답했고, “안내도 없고 활용도 전혀 되지 않는다”는 응답도 41.2%에 달했다. 특히 영세 사업장과 비조합원일수록 인지도와 체감도가 더욱 낮았다.
◆ 직장인 27.5% “업무대행 수당 신설·확대 필요”
직장인들은 동료의 휴직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가장 시급한 보상책으로 ‘업무대행 수당 신설 또는 지급액 확대’(27.5%)를 1순위로 꼽았다. 이어 ‘연말 성과급 인상·인사평가 가점 등 혜택 확대’(24.8%), ‘특별휴가 등 대체 업무 기간에 비례한 휴식 제공’(19.7%) 순으로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직장갑질119는 “정부는 대체인력 확보를 지원하고, 업무를 대신하는 노동자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등 관련 제도를 확대하고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며 “노동자와 사업주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실제 활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