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 안경만 쓴 채 길을 찾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네이버가 삼성전자·구글·메타와 손잡고 네이버지도의 길안내 기능을 인공지능(AI) 안경으로 확대한다.
단순히 길을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목적지까지 남은 시간이나 주변 편의점 위치를 음성으로 확인하고, 앞으로는 안경을 통해 주변 매장의 할인 쿠폰까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넓힐 계획이다.
12일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지도는 국내 지도 서비스 최초로 메타의 '레이밴 메타', '오클리 메타'와 연동해 AI 글래스 길안내를 지원한다. 연내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구글의 '인텔리전트 아이웨어'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이용자는 스마트폰 화면을 계속 확인하지 않아도 안경에 내장된 스피커로 이동 방향을 안내받을 수 있다. 경로에 있는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 등의 정보도 음성으로 제공된다.
네이버지도는 지난 6월 자동차 내비게이션처럼 이동 경로를 실시간 음성으로 알려주는 도보 길안내 기능을 선보였다. 이번 협력은 해당 기능을 스마트폰 밖으로 확장한 사례다.
AI 글래스 길안내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서 먼저 지원되며, 애플 iOS에도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메타는 지난 5월 25일 글로벌 안경 기업 에실로룩소티카와 협력한 '레이밴 메타'와 '오클리 메타'를 국내에 정식 출시했다. 두 제품의 국내 출시 당시 권장 소비자가격은 각각 69만원부터다.
레이밴 메타는 웨이페어러·스카일러·헤드라이너 등 기존 안경 디자인에 카메라와 스피커, 마이크를 결합했다. 이용자가 '헤이 메타(Hey Meta)'라고 말하면 사진 촬영이나 동영상 녹화 등을 실행할 수 있다.
오클리 메타는 야외활동과 스포츠에 초점을 맞췄다. 대표 제품인 '뱅가드'는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와 바람 소음을 줄이는 기능, IP67 등급의 방수·방진 성능을 갖췄다. 러닝이나 사이클링 등 야외활동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메타는 지난 9월에도 카메라를 제외한 오디오 중심의 '레이밴 메타 오디오'와 3세대 레이밴 메타를 공개하며 제품군을 확대했다. 
네이버지도 연동으로 이들 AI 안경의 활용 범위도 넓어진다. 목적지를 설정한 뒤 스마트폰을 손에 들지 않고 음성으로 길안내를 받는 방식이다.
네이버는 전용 음성 호출 기능도 도입한다. 이용자가 '도착 예정 시간 알려줘', '주변 편의점 찾아줘'라고 물으면 이동 중 필요한 정보를 음성으로 안내한다.
삼성전자와 구글도 AI 안경 시장 공략에 나섰다.
두 회사는 지난 5월 구글 개발자 행사 '구글 I/O 2026'에서 안드로이드 XR 기반 AI 안경을 공개한 데 이어, 7월 영국 런던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제품 디자인과 주요 기능을 추가로 선보였다.
제품 개발에는 국내 안경 브랜드 젠틀몬스터와 미국 아이웨어 브랜드 와비파커가 참여했다.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기술에 구글의 AI 제미나이를 결합하고, 두 안경 브랜드가 디자인을 맡은 구조다.
삼성전자가 7월 공개한 제품은 퀄컴 스냅드래곤 AR1 1세대 플랫폼을 탑재했다. 카메라와 마이크, 스피커를 갖췄으며, 삼성전자 발표 기준 배터리 사용 시간은 한 번 충전으로 최대 9시간이다. 충전 케이스를 이용하면 최대 7회 추가 충전할 수 있다. 실제 사용 시간은 기능과 사용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구글은 AI 안경을 음성 중심 제품과 디스플레이 탑재 제품으로 나눠 개발하고 있다. 먼저 출시할 제품은 화면 없이 음성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형태다.
실제 활용 사례도 공개했다. 이용자가 길을 걷다 제미나이에게 근처 식당을 물으면 위치와 취향에 맞는 장소를 찾아주고, 목적지까지 이동 방향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외국어로 된 메뉴판을 번역하거나 수신 메시지를 요약하는 기능도 지원할 예정이다.
여기에 네이버지도가 연결되면 국내 이용자는 제미나이를 통해 네이버지도를 호출하고 도보 길안내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구글은 오디오형 AI 안경을 올해 늦가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네이버지도 지원 역시 실제 출시 일정과 기기별 서비스 적용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네이버가 AI 안경에 기대하는 역할은 길안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현재는 음성으로 목적지까지 이동 경로를 알려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앞으로는 네이버지도에 축적된 지역 상점과 장소 정보를 AI 안경에 연결할 방침이다.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AI 안경에서는 증강현실(AR)을 활용한 경로 안내도 구상하고 있다. 실제 도로를 바라보면서 이동 방향을 확인하고, 주변 매장 정보나 사용할 수 있는 네이버 플레이스 쿠폰을 함께 보여주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카페를 찾는 이용자가 주변 매장 위치를 확인하면서 방문 가능한 매장의 할인 혜택까지 확인하는 형태로 서비스가 발전할 수 있다. 이는 네이버가 제시한 향후 서비스 방향으로, 현재 제공되는 기능은 아니다.
이번 협업은 AI 안경 제조사와 지도 서비스 업체가 각자의 강점을 결합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메타는 이미 국내에 판매 중인 안경 제품을 확보하고 있고, 삼성전자와 구글은 안드로이드 XR과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는 국내 도보 경로와 장소 검색, 매장 정보 등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서비스 확대의 관건은 길안내 정확도와 기기별 호환성이다. 계단이나 복잡한 교차로에서 음성 안내가 얼마나 정확한지, 주변 소음이 큰 환경에서도 안내를 들을 수 있는지 등이 사용자 경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용 가능한 스마트폰 OS와 AI 안경 모델, 국가별 기능 지원 범위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AI 안경의 활용 범위가 사진 촬영과 통화, 번역에서 길안내와 지역 상점 정보로 넓어지는 가운데, 네이버지도도 스마트폰 화면을 넘어 새로운 이동 서비스 접점을 확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