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아파트 단지 옆 공원 산책로에서 70대 여성이 동물에게 팔과 다리를 물렸다. 또 다른 60대 여성은 달아나다 넘어져 어깨를 다쳤다.
충북 제천시 청전동의 한 공원에서 벌어진 일이다. 제천시는 사고 직후 포획틀을 설치해 지금까지 오소리 5마리를 잡아 봉양읍 명도리 인근 인적 드문 야산에 풀어줬다고 12일 밝혔다.
시는 “거의 다 포획한 것 같다”고 했다. 야간 순찰에서 오소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공원이 넓어 잡히는 대로 잡은 게 5마리”라고 했다. 5마리는 성체 3마리 안팎과 새끼 2마리다. 포획틀은 아직 걷지 않았다.
시는 이 오소리들이 외부에서 넘어온 게 아니라 원래 그곳에 살던 개체로 본다. 시 관계자는 “(공원이)원래 산이었는데 개발하면서 서식 공간이 줄다 보니 산책로에서 자주 보이게 된 것 같다”고 했다. 공원 주변은 아파트와 주택으로 둘러싸여 있다.
사고가 모두 밤에 난 것도 눈에 띈다. 시 관계자는 “원래 야간에 오소리가 나온다”고 했다. 오소리가 움직이는 시간에 사람도 같은 길을 걸었던 셈이다. 공원 조성 시기를 묻자 다른 시 관계자는 “준공 표지에 2018년으로 적혀 있던 것 같다”고 했다. 이 공원에 사람이 먼저 있었는지 오소리가 먼저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시는 사고 후 공원에 안전시설물을 설치했다. 하지만 오소리가 동면에 들어가는 이달 말이면 모두 철거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오히려 위화감이 든다고 해서 제거할 생각”이라고 했다.
주민 의견도 갈린다. 시 관계자는 “빨리 잡아달라는 분들도 있지만 최근에는 ‘그만 잡자, 불쌍하지 않으냐’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일부 주민은 “오소리가 해충이나 뱀 등을 잡아먹어 여름철에 뱀이 잘 보이지 않아 안심이었다”고 했다.
시는 야생동물 보호와 생태계 보전을 함께 고려해 오소리를 죽이지 않고 방사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키는 것이 행정의 중요한 책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