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딸 의혹 수사 압수수색 ‘0건’…경찰청장 대행 “전면 재수사 가능성 배제 안해”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12일 무소속 한동훈 의원 딸의 ‘허위 스펙’ 의혹 사건에 대해 새로운 사실관계가 드러나면 전면 재수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이 이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 영장을 한 차례도 신청하지 않고, 피고발인인 한 의원 배우자를 상대로 서면조사만 한 차례 진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여당 의원들은 국정감사장에서 “서슬 퍼런 법무부 장관 사건이라 방치한 것 아니냐”며 ‘봐주기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김 대행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하며 전면 재수사를 요구하자 “법과 원칙에 따라 절차대로 했다고 생각하지만, 새로운 사실관계가 드러난다면 전면 재수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고발인들이 다시 고발하면 전면 재수사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1년8개월 수사하면서 압색 영장 신청 ‘0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2022년 5월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였던 한 의원 딸의 ‘허위 스펙’ 의혹 고발장을 접수해 이듬해 12월 불송치 결정으로 수사를 종료하기까지 압수수색 영장을 단 한 차례도 신청하지 않았다. 당시 수사는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맡았다.

 

경찰은 피고발인 중 한 명인 한 의원 배우자 진은정씨(외국변호사)를 서면으로 한 차례 조사하는 데 그쳤다. 반면 고발인인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과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대표는 각각 4차례와 2차례 대면조사를 받았다.

 

이 같은 수사 내용은 2024년 6월 경찰이 사건을 재수사하지 않기로 결정한 직후 우종수 당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많은 참고인 조사를 했다”고 설명한 것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대행은 고발인만 반복적으로 조사한 것이 통상적인 수사 방식이냐는 질문에 “일상적이진 않다”고 답했다. 이어 “조심스럽지만 적극적인 수사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는 취지의 답변도 했다. 본청 차원의 감찰 요구에 대해서는 법무부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사실관계가 확인되고 통보가 되면 거기에 맞춰서 후속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했다.

 

다만 실제 참고인 조사 인원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했다며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경찰이 제대로 수사했는지 살펴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윤석열정부 때 있었던 이런 편파 봐주기 수사에 대해서는 철저히 따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1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국제공조 반려하자 추가 요청 없이 수사 종결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은 경찰이 미국 내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신청한 국제 형사사법공조를 검찰이 반려했는데도 요청을 보완하거나 재신청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경찰은 2022년 11월 미국에 있는 관련 자료 확보 차 국제 형사사법공조를 신청했지만 검찰이 이를 불송부(반려)한 이후에도 추가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검찰은 “형사사법공조의 절차가 복잡하고 장기간 소요되는 점에 비해 경찰의 공조 요청이 실체 규명에 반드시 필요한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 “사안의 경중을 볼 때 미국의 공조 이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형사사법공조 신청을 반려했다. 

 

정 의원은 “(공조가) 반려돼서 수사가 멈춘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검찰에서 돌려보낼 때 사유가 충분하지 않다고 (반려돼) 왔으면 사유를 보완해서 다시 요청했어야 한다. 경찰이 수사할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국 전 장관의 자녀 수사는 어떻게 했나. 압수수색 90번 했다. 소환조사도 했다. 근데 (한 의원 딸 수사는) 압수수색 0건, 소환조사 0건(이다.) 말이 되나”라고 지적했다.

 

김 대행은 “한 의원이 아닌 다른 일반인이었다면, 검찰 출신이 아닌 다른 법무부 장관이었다면 똑같았겠냐”는 정 의원 질의에 “가정을 전제로 답변드릴 내용은 아니다”고 답했다. 재수사 계획을 묻는 말에는 “새로운 사실관계가 있었는지, 고소 고발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수사에 관여한 이들에 대한 감사 계획에 대해선 “검토하고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앞서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2022년 5월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한 의원 딸의 ‘허위 스펙’ 의혹 고발장을 접수해 이듬해 12월 불송치 결정을 내리고 사건을 종결했다.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대신 해외 학회 등에 요청해 받은 11건의 자료를 분석했다. 이후 업무방해 혐의는 한 의원 딸의 논문이 제출된 학회의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한 의원 딸이 표절한 내용을 토대로 전자책을 제작·판매했다는 저작권법 위반 혐의는 원저자의 고소가 없었다며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 김 대행은 이 같은 수사 방식에 대해 “일반적인 수사 접근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