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공사비 검증 기준 없이 매입약정…1000억원 낭비 논란

공사비 연동형 도입 16개월 뒤 검증 기준 마련
신축 매입약정 소송 33건… 청구액 296억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사비 검증기준도 마련하지 않은 채 신축매입임대주택의 매입가격 산정방식을 변경하면서 약 1000억원의 예산이 낭비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뒤늦게 검증기준을 마련하고 제도까지 폐지한 가운데 신축매입약정 사업을 둘러싼 소송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경종 의원이 LH 국정감사에서 공사비 검증기준 없이 도입된 신축매입임대 공사비 연동형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고 지적한 내용을 형상화한 이미지. 인공지능(AI) 플랫폼 ‘세계온(SEGYE.On)’으로 생성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모경종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존 공사비 연동형 기준으로 매입약정을 체결한 21건은 변경된 기준을 적용했을 때보다 약 900억원 비쌌던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원가검증 용역비 167억원까지 더하면 약 1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신축매입약정은 민간 사업자가 건설하는 주택을 LH가 준공 후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2024년 2월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기존 감정평가 방식 대신 공사비를 기준으로 건물 가격을 산정하는 ‘공사비 연동형’을 도입했다. 다만 LH가 사업자가 제출한 공사비를 검증하는 기준을 마련한 건 제도가 도입되고 16개월이 지난 지난해 6월이다. LH는 올해 2월 검증기준을 다시 조정하고, 3월에 공사비 연동형 자체를 폐지했다. 

 

신축매입약정 사업과 관련한 법적 분쟁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LH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관련 소송은 2023년 6건, 2024년 6건에서 지난해 13건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8건이 제기돼 2023년부터 올해 6월까지 총 33건의 소송이 발생했다. 청구금액은 296억500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실제 금액을 회수하는 건 어렵다. LH가 승소를 확정한 11건의 인용금액은 20억원이지만 실제 회수액은 350만원에 그쳤다. 회수율은 0.17%에 불과하다.

더불어민주당 모경종 의원. 의원실 제공

모 의원은 이날 LH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정부가 졸속으로 도입한 신축매입임대 공사비 연동형 사업으로 인해 향후 소송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관련 분쟁을 전담 대응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성훈 LH 사장은 “제도 변경 과정에서 생긴 혼란을 수습하는 것은 LH의 몫”이라며 “인원이 부족하지만 이 부분을 철저히 챙기고 관리 방안을 검토해 보고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