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던 무청의 재발견…구수한 시래깃국에 담긴 생활의 지혜 [FOOD+]

말린 무청에 담긴 선조들의 식재료 저장 지혜 담긴 식재료
불리고 삶는 과정이 맛 좌우…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주의해야

시래깃국은 말린 무청이나 배춧잎을 물에 불려 삶은 뒤 된장 등으로 간해 끓인 전통 국이다. 가을에 수확한 무의 잎과 줄기를 말려 겨우내 국거리와 나물로 활용한 데서 식재료를 알뜰하게 이용했던 옛 식생활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가을에 수확한 무의 잎과 줄기를 말려 겨우부터 봄까지 국거리와 나물로 활용한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무청을 말려 겨우내 먹던 음식

 

시래깃국은 채소를 말려 오래 보관해 먹던 저장 문화에서 비롯된 음식이다. 다음백과사전에 따르면, 시래기는 ‘식용을 위해 무청을 말린 것’을 말한다. 본래는 무청이나 배춧잎을 말린 것을 뜻하지만, 배춧잎 말린 것을 ‘우거지’라고 부르면서 시래기는 자연히 무청을 말린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 가을에 수확한 무의 잎과 줄기를 엮어 말려 두었다가 겨울철 국거리와 나물로 활용했다. 

 

신선한 채소를 구하기 어려웠던 시절, 말린 시래기는 겨울철 밥상에 채소를 보충하는 식재료였다. 시래기는 된장을 풀어 국으로 끓이거나 나물로 무쳐 먹었다.

 

채소를 말려 겨울철 먹거리로 저장하는 풍습은 조선시대 문헌에서도 확인된다. 전통문화포털에 따르면 조선 중기 학자 기대승은 봄철 용문산에서 산나물을 채취해 말려 겨울철 먹거리로 활용했다.

 

다만 해당 기록이 오늘날의 무청 시래기를 직접 가리키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 된장과의 만남, 서민의 겨울 밥상

 

시래기는 된장과 궁합이 좋은 식재료다. 불려 삶은 시래기에 된장을 풀어 끓이면 특유의 구수한 맛이 난다. 무를 수확하고 남은 무청을 쓰는 만큼 따로 재배할 필요가 없어 겨울 밥상을 알뜰하게 꾸릴 때 유용하게 쓰였다.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시래기는 국뿐 아니라 죽과 나물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됐다. 시래기를 넣고 묽게 끓인 죽은 ‘갱죽’이라 불렸으며, 삶은 시래기를 볶거나 무쳐 나물 반찬으로 먹기도 했다. 정월대보름에는 겨우내 저장해 둔 묵은 나물을 먹는 풍습이 이어졌으며, 묵은 나물을 먹으면 여름철 더위를 타지 않는다는 세시풍속도 전해진다.

 

조리법은 지역과 집안마다 차이가 있지만, 말린 시래기를 물에 불리고 충분히 삶아 부드럽게 만든 뒤 양념하는 것이 기본이다. 오늘날에는 특유의 구수한 맛과 식이섬유 등 영양 성분이 주목받으면서 시래깃국을 비롯해 시래기밥, 시래기나물 등 다양한 음식으로 즐기고 있다.

 

예부터 정월대보름에는 겨우내 저장해 둔 묵은 나물을 먹는 풍습이 이어졌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구수한 시래깃국 끓이는 비결은 ‘적당한 삶기’

 

시래깃국은 조리법이 비교적 간단해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단 시래기가 질기면 국을 오래 끓여도 식감이 좋지 않을 수 있으므로 삶는 단계에서 충분히 부드럽게 익히는 것이 좋다. 구수한 맛을 살리려면 양념을 지나치게 강하게 하기보다 된장과 육수의 조화를 맞추는 것이 좋다.

 

먼저 말린 시래기는 찬물에 6시간 이상 담가 충분히 불린다. 불린 시래기는 냄비에 넣고 30분 안팎으로 삶은 뒤 줄기가 부드러워졌는지 확인한다. 질긴 부분은 겉껍질을 벗기면 식감이 한층 부드러워진다.

 

손질한 시래기는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짜고 먹기 좋은 길이로 자른다. 시래기의 건조 상태에 따라 불리거나 삶는 시간은 조절하면 된다.

 

시래기무침.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손질한 시래기에 된장과 다진 마늘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 밑간한다. 이후 멸치·다시마 육수를 붓고 양념한 시래기를 넣어 끓인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중약불로 줄여 20~30분 정도 더 끓인다. 시래기가 충분히 부드러워지고 국물에 맛이 우러나면 국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마지막으로 어슷하게 썬 대파를 넣고 한소끔 더 끓이면 완성이다. 고소한 맛을 더하고 싶다면 들깻가루 2~3큰술을 넣는다. 들깻가루는 국물이 끓을 때 넣고 잘 풀어 주면 된다. 쇠고기를 활용할 때는 국거리용 쇠고기를 먼저 볶은 뒤 육수와 시래기를 넣어 끓이면 깊은 맛을 낼 수 있다.

 

◆ 식이섬유 풍부하지만 과식 주의…나트륨 섭취도 조절해야

 

시래기는 식이섬유와 칼슘 등 무기질이 풍부하다. 하지만 식이섬유가 많아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오히려 복부 팽만감이나 가스가 생길 수 있어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은 한 번에 많은 양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된장이나 국간장으로 간을 맞추는 시래깃국은 나트륨 함량이 높아질 수 있어 양념을 과도하게 넣지 않도록 한다. 칼륨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만성콩팥병 환자는 시래기에 함유된 칼륨을 고려해 섭취량을 조절하고 필요한 경우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