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동맹 이상 없다”는 정동영… 안이한 인식 아닌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한·미동맹에 차질이 발생했다는 야권의 비판과 경질 요구를 ‘2026년의 색깔론’이라고 일축했다. 오히려 “경질해야 할 것은 편향된 동맹관”이라며 반박했다. 정 장관은 어제 “지금 전혀 한·미동맹에 이상이 없다”고 주장했다. 동맹국끼리도 안보와 통상 문제를 놓고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으며, 미국과 동맹을 맺은 나라 중 줄다리기를 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물론 동맹이라고 해서 모든 현안에서 이해가 일치할 수는 없다. 국익과 외교적 자율성을 지키기 위한 협상은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이를 내세워 동맹의 이상 징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비켜 가는 태도다.

실제로 정 장관이 지난 3월 북한 평안북도 구성의 핵시설을 언급한 이후 한·미 간 정보공유는 반년 가까이 제한되고 있다. 최근 합동참모의장도 관련 상황을 인정한 바 있다. 한반도 안보상황하에서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그런데도 정 장관은 “미국의 오류이자 잘못”이라고 각을 세웠다. 정보공유 제한의 경위와 원인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동맹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일이 우선 아닌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대하는 정 장관의 태도 역시 논란이다. 그는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과 관련해 “아직 (북한의) 지뢰 공격이라고 특정할 수 없다”고 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과 차지훈 주유엔 북한대사의 언급에 동원되며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에는 “북한의 의도를 검증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북한의 도발이라는 군 입장과 다르다. 여전히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축소하려는 듯한 인상이 짙다. 국민 눈높이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정 장관은 이날 자신과 통일부의 대북 정책을 저자세도 고자세도 아닌 ‘정자세’라고 표현했다. 그동안 정 장관 행보에 비춰 곧이 믿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한·미동맹에 문제가 없다고 단언하면서도 미국의 정보공유 제한 논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북한의 도발에 대한 모호한 발언을 이어가면서 혼란만 키우고, 대북 정책의 일관성마저 의심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 장관이 과연 통일·안보 정책을 이끄는 중책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