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안 사면 평생 못 산다?”…무주택자, ‘영끌’ 대신 연말까지 기다려야 하는 이유 [잘살아보세]

전월세난·집값 상승에 청년층 ‘영끌 매수’ 확산
노도강 상승세는 ‘평균의 함정’…추격 매수 경고
“집값 이미 임계점…연말 정책 변화 지켜봐야”

서울 아파트값이 87주 연속 상승하며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운 가운데, 집값 상승과 전월세난에 불안해진 청년층을 중심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단지와 부동산 매물 안내문을 바라보는 한 청년의 모습. 집값 상승과 전월세난이 이어지면서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청년층의 불안감을 표현한 AI 생성 이미지.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전월보다 30.1% 줄었지만, 30대 매수 비중은 42.2%로 4.4%포인트 높아졌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울 외곽과 소형 아파트까지 매수세가 몰리면서 ‘지금 아니면 집을 살 수 없다’는 포모(FOMO·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심리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집값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확실하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가 집값이 떨어지거나 이자 부담이 커질 경우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내 집 마련을 서둘러야 할지, 조금 더 기다려야 할지 무주택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한문도 명지대 실물투자분석학과 겸임교수는 세계일보 유튜브 <잘살아보세>에서 “현재 집값이 이미 임계점에 도달해 매매·전세·월세 거래가 동반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무리한 추격 매수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무주택자와 청년들에게는 정부의 추가 부동산 대책과 시장 변화를 확인한 뒤 매수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세계일보 유튜브 <잘살아보세>에서는 한 교수와 함께 청년층의 영끌 매수와 포모 현상이 확산하는 배경을 살펴보고,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전략을 짚어봤다. 다음은 주요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 뉴시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지금 아니면 집을 못 산다’는 포모(FOMO)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 어떻게 보나?

 

“지금 집을 사는 분들은 집값이 싸서가 아니라 ‘더 오르기 전에 어쩔 수 없이 사는’ 포모 심리에 쫓기고 있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과거 ‘둔촌주공 일병 구하기’ 등으로 자연스러운 시장 조정을 억지로 막으면서 정부가 정책 신뢰를 잃었다. 여기에 2022년 금리 폭등 당시 건설사들의 자금난 여파로 당장 2025~2027년 입주 물량이 부족할 것이라는 팩트가 더해지며 불안감을 키웠다. 게다가 집값이 비싼데도 대출 한도를 늘려주는 금융당국의 엇박자 정책과 시장을 부추기는 분위기가 결합해 쏠림 현상을 낳았다. 다만 최근에는 가격이 너무 올라 임계점에 이르다 보니 거래량이 다시 줄어드는 추세다.”

 

―노원·도봉·강북 등 서울 외곽 아파트값도 오르고 있다. 지금이라도 매수에 나서야 할까?

 

“부동산 용어로 ‘키 맞추기’ 장세로 볼 수 있지만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외곽 지역의 상승세도 최근 멈추기 시작했다. 통계상 가격이 오르는 것처럼 보여도 이는 주로 분양가가 낮았던 신축 대단지 위주로 거래되며 평균값을 끌어올리는 ‘평균의 함정’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아직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단지들도 수두룩하다. 현재 서울 시민의 평균 소득 구조를 고려할 때 무리하게 5억원 이상 대출을 받아 고가의 집을 살 경우 이자 감당이 안 돼 생활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미 가격 임계점에 도달해 매매·전세·월세 거래가 동반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남의 집 오르니 내 집도 오를 것’이라는 맹목적인 기대나 추격 매수는 극히 주의해야 한다.”

 

서울 송파구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광고가 게시되어 있다. 뉴시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현재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개인적으로 현재 시장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정부 정책의 뜻은 좋았으나 결과적으로 시장을 왜곡시켰다. 예를 들어 실거주 의무 등 제도를 도입할 때 전월세 물량 부족이 예견됐음에도 선제적인 대비가 부족했다. 특히 정부가 여러 차례 주택 공급 대책을 내놓았지만, 수요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양가 기준이 빠져 있다. 최근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단지들의 본청약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수요자들은 ‘비싸도 기약 없는 신도시보다 당장 기존 주택을 사야겠다’며 한쪽으로 쏠리게 됐다. 앞으로 분양가 정책과 공급 일정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이 갖춰져야만 시장이 안정될 수 있을 것이다.”

 

―무주택자와 청년들은 언제, 어떻게 내 집 마련에 나서야 할까?

 

“집값은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올랐고 특별한 대책도 보이지 않아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일 것이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단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는 기다려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현재 부동산 문제가 민심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도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력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관료들의 미스매치 정책으로 효과가 반감됐지만, 최근 국토부·기재부 장관 등 경제 컨트롤타워가 대거 교체됐다. 이는 기존의 잘못된 방향을 바로잡고 획기적인 변혁을 꾀하겠다는 강력한 신호다. 연말 전후로 시장을 잠재울 새롭고 구체적인 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를 확인한 뒤 매수 타이밍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