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가 안 보인다”…여야 막론 질타 주일대사관 국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관해 일본학술회의가 발표한 보고서 봤습니까. 아니, 보고서가 나온 건 아는데 내용은 몰라요? 일본도 불확실성을 고려한 장기적 관측 지속화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3년간 이상 없었다고 해서 손 놓고 있는 겁니까.”(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

 

“한·일 관계가 가시적으로는 이전 정부 시절 수준은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실질 성과가 있는지는 회의적입니다. 사도광산 추도식이 3회째 파행인데, 대사관에서는 어떤 조치를 했습니까.”(국민의힘 정점식 의원)

 

이혁 주일본 한국대사가 12일 도쿄 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12일 주일 한국대사관을 상대로 실시한 국정감사를 벌였다. 경제안보, 과거사, 동포 및 방일 관광객 보호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질의 과정에서 대사관 측이 명쾌한 답변을 못 내놓자 여야를 막론하고 질타가 이어졌다.

 

“우리 교민이나 정부를 위해 일한다는 의지가 안 보인다”(우 의원)는 지적까지 나온 끝에 이혁 주일대사는 “저 자신도 미처 파악하지 못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지적해 줘 감사하다. 국감 준비에 미흡했던 부분은 솔직히 인정하겠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오염수 방류 외에도 한국 기업의 일본 주재원 등 장기체류 외국인에 대한 재류자격인정증명서(COE) 심사 기간 장기화와 발급 요건 강화 문제를 짚었다. 그는 “경영·관리 비자 발급 기간이 5년간 3.2배 늘어났고 기업 내 전근 등 다른 비자 발급 기간도 늘어났다”며 “우리 기업의 애로가 큰데 대사관의 적극적 과제 해결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사는 “이 문제는 일본 정부가 독자적으로 하는 것이라 한·일 간 교섭 대상은 아니지만, 저를 비롯해 일본 쪽 카운터파트에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고 재고를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12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정 의원도 영주 허가 취소 사유 신설 등 일본 정부의 외국인 정책 엄격화에 관해 집중 질의했다. 정 의원은 “민단에서 집회, 토론회도 열고 담화문까지 발표할 정도로 굉장히 반발하지 않았나”라며 “시행을 앞두고 우리 동포사회의 불안감이 해소될 정도가 됐나”라고 물었다. 대사관 측으로부터 “아직 불안감은 여전히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답변이 나오자 정 의원은 “기본적으로 재외공관의 임무는 우리 동포와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이기헌 의원은 최근 일본에서도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이른바 ‘어깨빵’(일본어로 부쓰카리) 관련 관광객 피해 현황을 물으며 “일본 형법상 폭행죄로 의율 가능하다. 국민이 느끼는 안전 문제에 대사관이 민감성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독도, 사도광산 추도식, 조세이탄광 유해 발굴 및 신원조사 등 과거사·영토 관련 질의도 잇따랐다. 이 대사는 독도 주변 영해 해양조사를 일본 측이 번번이 방해한다는 이 의원 지적에 “기본적으로 외교부에서 엄중하게 일본 측에 항의하고 있다. 대사관도 동시 항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답했다. 사도광산 추도식과 관련해서는 “강제성 표현에 대한 양국 입장차에 대해 내년 이후 일본 측과 협의를 강력하게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차지호 의원은 일본의 군수산업시설 인근에 산업위안소가 최소 39곳 운영됐다는 12일자 일본 매체 보도가 온라인에는 지난주에 이미 나왔다며 “공관에서 미리 파악도, 모니터링도 못하고 있다가 지면에 기사가 실려야 아는 것인가. 강제노동과 성 착취가 하나의 체계였다는 것은 굉장히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준환 의원은 “불화수소에 대한 대일 의존도가 7.7%까지 낮아졌다가 지난해 다시 47.9%로 높아졌다”며 “반도체 핵심소재인데, 본국에 보고했나. 이유는 분석했나”라고 추궁했다.

 

아주반 감사반장을 맡은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한·일 셔틀외교가 복원되고 상호 우호도가 높아지는 것은 평가할 만하지만 1965년 수교 이후 대일 무역흑자를 낸 적이 한 번도 없다”며 “통상 현안마다 대사관에서 실익을 챙겨 달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시마네현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행사나 일본 각료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 등과 관련해서도 “따질 것은 과감하게 수시로 따져야 한다. 한·일 관계가 겉으로는 분위기 좋은 것 같지만 실속이 없다”고 꼬집었다.